박물관 답사 여행

나는 몸이로소이다 (2)

I am body

서울특별시 > 용산구 > 이촌동

by 윤형돈 2018-11-08 조회 115 2

개화의 바람을 타고 온 서양의학의 바람, 이 바람에 화답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쯤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국립한글박물관에는 제중원이 편찬한 해부학 등 근대 의학서들의 원본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는 의학에 관련된 유물 127건 213점이 공개되었죠. 

 

서양의학의 대두

 

한글 해부학 교과서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현판. 여기서 좀 주의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갑신정변때 민비의 동생인 민영익이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러자 민영익을 조정 외교고문 묄렌도르프의 집으로 옮겼지만 조선의 어의(御醫)들은 칼에 깊숙이 찔린 상처를 치료하지 못했습니다.이때 민영익을 치료한 것이 의사이자 선교사인 호러스 알렌이죠. 이것이 고종이 알렌에게 부탁해서 제중원을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여담 두 가지.


하나는 이 민영익이 갑질이 엄청 심했다는 겁니다. 알렌에게 신기한 문물을 구해달라고 해놓고선 하나 보상해주는 것도 없었다는 군요. 심지어 고무장화는 어렵게 구해줬더니 발에 안 맞는다고 도로가져가라고... 철부지짓을 한거죠.


또 하나는 이 민영익과 알렌의 통역을 맡은 것이 을사삼흉으로 불리는 친일파 이하영이었던 겁니다. 떡장수를 하다가 영어의 유용성에 눈을 떴던 이 사람이 친일파가 될 수 있었던 줄이 바로 민영익이었던거죠. 이후 민비의 눈에 들고 그는 출세길에 올라 나라를 팔아먹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는 홍도화, 혈의 누, 유화우 등 본격적으로 신문화가 꽃을 피운시기이기도 합니다. 여기 나온 책들의 공통점은 사람의 신체, 오장육부 등에 관한 묘사가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요. 이런 책의 등장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의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의학의 발전

 

이 전시에는 유난히 디지털 파사드가 많이 도입되었습니다. 트렌드인가봐요.

 

이에 맞춰 뼈에 대한 특별 전시가 있었습니다. 이런 건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좋을거 같아요.

 

저는 마침 단체관람하러 오신 의대생분들에게 부탁해서 그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쓰이던 인체 해부모형이라고 하네요.

 

의학용어의 발전사 or 뜻을 설명해 놓은 현판.

 

특이한 서적, 인간이 아니라 말을 치료하기 위한 서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말의 가격도 가격이고 그만큼 소중한 운송수단이었죠.

 

당시에 사용하던 현미경

 

 

 

오장육부를 그린 그림이라고 적혀있네요.

 

 

제중원, 해부학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글자가 익숙하신 분들은 미드를 많이 보신 분들입니다. 네 그 드라마의 모티브가 그레이가 쓴 아나토미라는 책에서 온 것이거든요. 이렇게 제중원을 맡게 된 알렌. 본국에서 유능한 의사들을 불러오기도 했죠. 고종의 어의 분쉬도 이렇게 온 사람입니다.

 

그러나 마냥 의학도를 수입(?)할 수만은 없는 법, 제중원은 한국의 유능한 의학도를 키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에비슨이 한국인 조수와 함께 그레이(Henry Gray, 1827-1861)의 를 번역한 일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마가 끼었는지 조수가 죽고 원고는 사라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후 김필순에게 부탁해서 다시 번역하지만 이것은 불타 없어졌죠.

아나토미 원서 입니다.

 

결국 지금 전해지는 해부학 서적은 1906년, 일본의 해부학자 이마다 쓰카누가 쓴 실용해부학을 김필순이 번역한 <실용해부학>입니다. 이렇게 이 나라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가 탄생하였죠.

 

 

 

<실용해부학>의 원본 서적,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그리고 다양한 의학서적이 출판되는 계기가 됩니다.

 

 

전시정보

 

장소: 국립한글박물관
 

가격: 무료
 

기간: 2018년 7월 28일 ~ 2018년 10월 15일
 

추천도: 3.0 (5점 만점)
 

총평: 국립한글박물관의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보단 살짝 부족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 계통은 비슷해요. 부족한 이유는 그만큼 유물이 적기 때문이겠죠?
 

이번 전시는 그 동안 생각도 못한 것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계기긴 하지만 반면 유물의 부족함이 드러난 전시이기도 했습니다. 저같이 의학지식이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 정도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정보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을거에요. 그래서 조금 공부를 하고 가야하는 전시이긴 합니다. 그게 좀 아쉽네요. 그래서 만약 이 전시가 다시 열리면 의료 관계자가 아니라면 꼭 해설사 강의를 들어야 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은 아주 좋았습니다. 전시장 밖에선 어린이들이 직접 여러가지 의료도구로 별순검이 되어 볼 수 있는 체험이 열렸는데요 (전 어른이라 못 해봤지만) 아주 훌륭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런 건 많이 기획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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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0kcal 2018-11-08

    설명 보니까 진짜 흥미진진한데 그냥 봤으면 정말 별 감흥없었을 거 같아요ㅋㅋ

    42/1000 수정
    답글

    윤형돈 2018-11-08

    저는 운좋게 전반부에는 의대생분들의 설명을 얻어듣고, 후반부에는 영어권 단체 도슨트 해설을 따라들어서 즐겁게 봤습니다. 다만 그냥보라고 하면 진짜 재미없습니다. 이거^^

  • 주은 2018-11-08

    재밌어보이는 전시이긴한데 쓰신것처럼 해설사 강의를 듣지 않으면 수박겉핥기 식으로 보고 나올 것 같네요;;

    58/1000 수정
    답글

    윤형돈 2018-11-08

    정확히 말하면 이번 나는 몸이로소이다도 그렇고, 다음에 연재할 것도 그렇고 <국립 한글박물관>의 전시가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백과 = 두피디아의 여행기에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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