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를 따라서

산 속의 산토리니, 프리힐리아나

스페인 > 안달루시아 > 말라가 > 프리힐리아나

by HORA 2019-08-12 조회 82 0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말라가 주에 속해 있는 산 속의 마을 프리힐리아나로 들어가고 있다. 지중해에 접해 있는 '유럽의 발코니'라고 부르는 '네르하(Nerja)'에서 30분 거리이다. 하얀색 마을이라서 그리스 산토리니를 본따 '스페인의 산토리니'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섬이 아닌 내륙의 산지에 둘러쌓여 있다. 우리는 렌트카를 했으나, 대중교통으로도 네르하에서 1유로 버스 티켓으로 방문 가능하다.  

 

마을 입구에 프리힐리아나를 증명^^하는 표지판을 촬영한다. 거기에 스페인에서 가장 예쁜 마을들 중의 하나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뒤 족으로 테헤다(Tejeda), 알미하라(Almijara), 알라마(Alhama) 산등성이가 굽이굽이 이어져 있다. 

 

산 중턱에 수영장이 딸린 별장처럼 보이는 저택이 눈에 띄었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데, 스페인은 집에 수영장이 있으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해서 당국에 신고를 잘 안한다고 한다. 스페인 지중해 연안 마을들에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신고안한 수영장들이 수천개나 있다고 하는데^^ 하여간 부럽다.    

 

마을 주민은 2018년 작년 기준으로 3천명 남짓하다. 해안가와 수십 킬로미터 내륙의 산들 사이에 조성되어 있는 모습이 어찌보면 외부 침입에 대비하여 조성된 마을로 보인다. 아래는 마을을 둘러보기 위한 관광 기차이다.

 

1508년에 지어진 백작의 하우스(The House of the counts)이다. 당시 프리힐리아나 영주인 만리케 집안의 저택이었다. 마을이 생성된 지 600년이 넘었다는 뜻이다. 


영주의 저택 1층은 오늘날 다양한 도기류와 그림들을 판매하는 상점들로 변모했다.

 

목재로 이루어진 나무 문에 대롱대롱 걸려 있는 양손잡이 항아리들은 자세히 보면 안에 못으로 걸어놓기 위해 구멍이 뚫려 있다. 물을 담아 놓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이는데.. 가격은 크기에 따라 12.50~15.50유로이다.

 

프리힐리아나-역사 극장이다. 1유로의 동전을 넣으면 이곳의 역사 문화를 접할 수 있는데, 희한한 것은 사진 아래쪽 매표하는 곳에 스페인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 설명이 있다. "한국어, 동전 넣는 곳, 1유로" 이렇게 말이다 사진을 잘 보면 아래쪽에 한국 국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 한국인들이 그렇게 많이 오나.. 했다는. 정작 나는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프리힐리아나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녀 보려고 한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리스 산토리니 처럼 나귀들이 올라다니는 계단과 유사하다.

 

 

가다가 힘들면 앉아서 커피를 마시거나 음료수를 들이킬 레스토랑들은 충분히 있다.

 

하얀색으로 집을 꾸미고 싶지 않지만, 마을의 규칙이 하얀색이니 어쩔 수 없이 하얀 페인트를 써야 한다면, 그렇게 획일적으로 살아야 한다면. 두 부류이다. 잘 적응하는 자, 적응 못하여 떠나는 자. 누가 잘 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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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힐리아나는 모로인들이 거주했던 곳이다. 모로인(Moros)은 무어인(Moorish), 즉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인을 일컫는다.

 

아래 팻말에도 무어인-무데하르 지역(Barrio Morisco-Mudejar)라는 화살표 설명을 볼 수 있다.

 

파란 하늘과 하얀색 집과 주황색 꽃병 항아리는 세계 어느곳에서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벽에 항아리를 걸어 놓아야 해서 그런지, 항아리가 기울어져 잘려져 나가 있다.

 

 

 

마을이니 교회가 있어야지. 신앙이나 종교의 성격보다 교회는 공동체를 모이게 하는 구심점의 역할이다. 어렸을 때는 정말 그리스도를 믿고, 그 종교를 믿나 했었는데, 이젠 아니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고, 관계하고 싶은 사람들의 사회 생활로 생각하니 종교가 좀 편해졌다.

 

공동체 모임으로서 교육과 사회생활의 구심점으로서의 교회로 이해했을 때, 하나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교회의 부패이다. 인간이 하는 일은 부패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신성을 주장해도 인간이 하는 일이다. 신의 대리자는 그냥 언어이고, 인간이다. 인간은 변하고 공동체는 부패한다. 같은 자리에 오래 머무르면 그 정도는 몇 배로 올라간다. 

 

 

매년 8월 마지막 주에 '3문화 축제'가 개최된다. 그리스도인, 이슬람인, 유대인을 말한다. 내가 방문한 시기는 봄인 4월이었다.

 

지중해의 과일이다. 아니, 잠시 망각했다. 지중해 바닷가 마을이 아닌, 몇십분 안쪽의 산악마을이다^^

 

골목골목을 걸어다니다보니 출출해졌다. 구글맵에서 점수가 좋았던 4.9점의 레스토랑 '라 타오나(La Tahona)'에 들어간다. 어쩔까 하다가 모험하기가 그랬는지, 평판 좋은 곳으로 고고! 이 마을은 걸어다니가 얼굴을 쳐들면 산이 보인다. 기분 좋은 곳이다.

 

전망대에서 찍은 마을 전경 같이 보일 수 있겠으나,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이다.

 

테라스에 이미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 있다. 그래도 여기저기 계속 두리번 거리며 자리를 찾았다.

 

 

아래와 같은 바깥 전경이 마주보이는 테이블을 발견했건만, 동행인이 햇빛이 바로 든다고 싫단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실내로 들어왔다.

 

나는 소화가 잘 되는 샐러드 요리를 시켰다. 요즘은 샐러드에로 치즈나 달걀, 견과류를 포함해 단백질, 지방이 풍부하여 메인으로 먹어도 손색이 없다. 위에 올려진 페타 치르 위에 캬라멜을 녹여 놓았으며, 견과류에는 잣도 눈에 띄었다.

 

동행인은 해물 파스타를 먹었는데, 보라색 둥그런 접시위에 한 줄로 뿌려져 있는 향신료를 끌어다가 같이 섞어 먹어야 제 맛이다.

 

유럽인들은 햇빛 정말 좋아한다 바깥의 테이블은 낮 시간의 그림자로 봤을 때, 정면으로 내리쬐는데 그래도 밖을 선호한다.

 

프리힐리아나의 골목은 이야기들로 그득하다. 전부 읽어보기는 힘들었지만, 몇 개를 보니 이곳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일들이 이야기 형식으로 쓰여 있었다.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하늘과 땅과 마을의 색깔이 잘 어우러지는 곳이었다.

 

15세기 레콩키스타 이후에 이곳으로 피신한 무슬림이 많았다고 한다. 정복(콩키스타)하고 재정복(레콩키스타)하고 또 재정복해도 여기에 살던 주민들은 갈 곳이 없을 수 있다. 그냥 어디론가 잘 안 보이는 곳에 들어가 숨어 수백년 수천년을 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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