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를 따라서

메트로폴 파라솔, 세비야

스페인 > 안달루시아 > 세비야

by HORA 2019-09-09 조회 195 0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는 오래된 도시로, 골목들이 특히 좁고 어지럽게 연결되어 있다. 아래 사진은 내가 세비야에서 3일 체류한 H10 호텔인데, 슬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호텔 바로 앞, 그러니까 내가 촬영한 지점에 주차하고 체크인을 하러 로비로 향했다. 2019년 4월 부활절 시즌이었다.

 

체크인하고 가방을 방에 올리려는 찰나, 경찰이 우리 렌트카를 불법주차라고 100유로 티켓을 끊었다. 호텔 정문 바로 앞인데 너무하지 않은가. 알고 봤더니, 본래 정차가 되는 곳인데, 부활절 시즌이라 며칠 간 정차 금지란다. 호텔측에서 관광객이라고 열렬하게 피력했건만 실패했다. 아래가 100유로 지불하고 받은 영수증이다.

 

마음을 추스릴 사이도 없이, 경찰차를 따라갔다. 지금 거리가 부활절 행사 땜에 도로를 막아 놓은 곳이 많으니 자기네를 따라와라. 주차장을 알려주겠다 하였다. 길거리는 인산인해라서 경찰차가 없으면 사실 주차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하얀 고깔 모자를 쓰고 다음날 본격적인 행사의 전야제를 한다. 이런 사진을 꼭 찍어야지 하고 이 시기에 여행한 것은 아니었다는^^

 

세비야는 오래된 도시다. 그런 도시들도 신과 구의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이 그렇다. 본래 주차장 시설이 있었던 '엔카르나시온 광장(Plaza de la Encarnación)' 자리에 도시의 파라솔을 건설하여 2011년 개관했다. 독일 건축가 Jürgen Mayer이 설계했으며, 이름은 '메트로폴 파라솔(Metropol Parasol)'이다. 


메트로폴 파라솔은 26m 높이, 70m 가로의 목조 건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축이라고 한다.

 

주차를 하고 동네를 돌아보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도 미안해 한다. 화가 나서 booking.com 예약 사이트 후기에 내용을 올렸다. 호텔 식당에서 밥 먹으며 분한 마음을 풀었다. 여행 중의 사건은 에피소드로 치부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나만 손해다 하면서^^

 

다음날이 되었다. 날씨가 좋다. 그래서 어제 일은 잊었다. 플라멩코의 도시인 세비야의 거리는 빨강과 땡땡이 무늬로 가득차 있다.

 

세비야는 로마 제국에서 게르만 서고트족을 거쳐 이슬람 무어인의 지배를 받다가 1248년 레콩키스타를 이루었다. 이런 골목들이 뒤얽혀 있는 역사적인 도시이다. 사진에서 혼자 걸어가는 아저씨의 뒷모습, 우리는 이런 사진에 쓸쓸함을 얘기하지만 사실 해당자는 전혀 외롭지 않을 수 있다^^

 

도심으로 나왔다. 본격적으로 부활절 행사가 시작되었다. 어제의 악몽이 이제는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나는 인형으로 만든 마리아 상보다 왼쪽에 네모 반듯하게 자른 나무에 눈길이 더 갔다^^ 

 

성모 마리아 인형을 찍느라 사람들이 분주하다. 눈에 보이는 대로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같아 보여도 별거 아닌 것도 가치 있고 다를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하얀 고깔 모자를 쓴 자들이 뒤따른다. "카피로테(Capirote)"라고 하는 원뿔형 모자를 둘러 쓰고 있는데, 유래는 채찍질 고행단(Flagellants)에 있다고 한다. 신 앞에 원죄를 지은 인간으로서 스스로 벌을 내리는 자들을 부르는 말이다. 과격한 기독교 행동주의자들이라서 이단으로 치부되었고, 그 형식만 남아서 행사에 이용하는 것이다. 오늘날 회개하는 자를 상징한다. 

 

행렬은 세비야의 유네스코문화유산 대성당 안으로 입장한다.

 

본당은 아니고, 예배당의 내부이다. 지금 그쪽은 사람이 너무 많아 들어갈 수 조차 없을 정도의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세비야대성당는 너무 크다. 그래서 사진기 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다. 현지의 소개문을 보고 웃었다. 1248년 이슬람으로부터 레콩키스타를 이루고 1401년까지 기존의 모스크들을 성당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건물이 노후되자 때려부수고, "차세대들로 하여금 우리가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의 교화를 건설하자(Let's construct a church so large future generations will think we were mad)" 라고 하여 세운 것이 세비야대성당이라고..

 

스페인의 가톨릭 건축물은 특히 화려하기 그지없다. 뭔가가 건물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느낌이다. 플라테레스코(Plateresco) 양식으로 불린다.

 

 

세비야대성당 꼭대기에 뭐가 많이 붙어 있어 보여서 줌으로 땡겨서 찍었다. 1502년에 완성된 대성안은 100년 간 강도 높은 노동의 결과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 건축물이고 '고딕(gothic)'이라는 단어를 정의해 준 건물이라고 한다.

 

세비야 대성당 북동쪽 코너에 있는 히랄다(Giralda) 종탑이다. 이슬람 시대의 모스크에 있는 알모하드(Almohad) 미나렛이다.

 

길거리에 파란색으로 온몸을 칠한 청소부 아저씨가 솔질을 하고 있다. 물론 거리 행위 예술가이다. 그 아래 사진이 실제이다.

 

여기에 실제 청소부 아저씨를 담았다. 실제와 따라하는 것. 요즘은 이 둘 사이의 간극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금색으로 얼굴과 수염까지 도배한 행위예술가 2탄이다. 어른은 관심없고, 아이만 쳐다보고 있다. 어른들은 호기심이 없다^^

 

골목들의 풍경은 이슬람의 수크를 연상할 정도로 좁은 길이 얽혀 있었다. 빨간색의 건물은 세비야의 화가, 무리요(Murillo) 박물관인데 아쉽게도 방문한 시간에 닫혀 있었다. 

 

무리요 박물관 건물과 그 바로 앞에 있는 건물을 올려다보고 찍은 것이다. 사람이 잘 보지 않을 수 있는 기와 안쪽을 저렇게 꾸미는 것은 어떤 심리일까 한다. 스페인 건물은 천장을 봐야 한다. 사람들이 천장을 많이 올려다본다는 것인데..

 

 

노란색, 황토색, 빨간색 건물만 있다가 오랜만에 파란색을 보았다.

 

 

이 건물의 발코니 밑바닥을 힘들게 꾸며놓는다. 장식적이다.  

 

세비야는 플라멩고의 도시이다. 정통 플라멩고 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세비야에서는 광장에서도 종종 플라멩고 춤을 구경할 수 있다.

 

 

오후가 되니 부활절 행사를 위해 야외에 설치해 놓았던 좌석이 휑하다. 의자가 겹겹이 쌓여져 있는 것을 모두 합하면 얼마나 많은지 가늠이 된다. 스페인에서는 가톨릭 행사가 문화이다.

 

스페인 지역의 여행기

HORA 작가의 다른 여행기

팝업 배경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