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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국 여행에서 어디가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연코 아유타야를
1순위로 꼽을 수 있다.
북적이는 방콕의 빌딩숲을 벗어나 한적한 아유타야로 들어가는 순간,
마치 고대문명 도시로 들어간 듯 하다.
아유타야 왕조들이 만들어놓은 유물 유적지가,
태국의 역사 기틀을 마련해 준 고스란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나 페루의 도시들을 가면 이런 느낌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하나라도 놓칠새라 천천히 거닐며 보았다.
350년경에 건립된 도시로 수코타이 왕족에 이어
타이 족의 두 번째 왕국이 거점을 잡은 수도인 아유타야는
지금의 태국을 만들어 주었다고 할 정도로 태국의 과거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이곳은
한국의 경주로 빗댈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건축물과 사원을 세우며 막강한 왕권을 자랑한 곳이다.
이 왕국은 400년여건 지속되다 1767년 미얀마에게 침략을 받아 멸망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정글 속에 파묻혀 사람들의 기억속에 차차 잊혀가던 도시는
유네스코에 의해 다시 복원 되었다고 한다.
방콕에서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아유타야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이 곳이다.
왓 야이차이 몽골
14세기 아유타야 왕국을 다스리던 우텅 왕이 스리랑카에서 수련하고 돌아온 승려들을 위해 세운 사원이다.
현지인들에게 매우 신성한 유적으로, 다른 장소보다 유독 대리석 불상이 많이 보이는데, 대부분 복원을 거쳤다고 보면 된다.
제일 먼저 만난곳은 평온한 모습을 하고 있는 와불상
와불상 옆쪽으로 가면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불자인 사람들은 이곳에서 꽃을 한송이 사서 건강과 평안을 빌곤 했다.
태국에는 와불상이 많은 듯 하다.
왓 야이 차이 몽콘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높이 72m의 거대한 쩨디다.
쩨디는 윗부분이 뾰족한 스리랑카 양식의 불탑인데,
이 탑은 수코타이의 람캄행 왕과 함께 태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왕으로 존경받고 있는 나레수안 왕이 세웠다고 한다.
나레수안 왕은 버마족을 몰아내고 아유타야 왕국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인물이다.
나레수안은 1592년 농 사라이 전투에서 맨 손으로 버마의 왕자를 죽이며 대승을 거둔 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왓 차오 프야 타이'를 복원, 증축하고 거대한 쩨디를 세웠다.
이 탑에 '프라 쩨디 차이야 몽콘'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여기서 현재의 사원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태국 사원에서 쩨디의 양식은 보통 3가지로 나눠져 있는데, 뱀의 모양, 옥수수 모양, 탑 모양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쩨디 전면에는 두 개의 작은 전각이 있었는데 피라미드형 지붕과 벽면 윗부분이 파손돼 전각에 모셨던 불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왓차이 몽콘의 가장 대표적인 불탑은 높이가 72M 라서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기가 좋았다.
사원 도처에 흰색 불상이 꽤 많이 보이는데, 좌상도 보이고 와상도 보인다.
현지인들은 이 불상 주변에서 기도를 올리며 가족의 안녕, 건강을 비는 듯 했다.
이번 아유타야에서 태국 사찰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기에 인상적인 특징을 꼽아 보자면,
타 종교들과 다르게, 사찰 내에서 많은 불상들과 탑들이 있어서 확실히 화려하게 보인다.
이들 불상은 근래 사원을 복원하면서 새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원래 불상들은 1767년 버마군이 아유타야를 점령한 이후 모두 파괴되었다고 한다.
버마와 싸우는 태국 왕
(코끼리가 전쟁에서 이동 수단의 역할을 했으며, 보통 흰색 코끼리가 국왕들이 타는 코끼리라고 한다. )
두번째로 떠나본 곳은 아유타야의 가장 유명한 장소인 보리수 나무가 있는 왓 프라 마하탓이다.
왓 프라 마하탓
이전 곳과 마찬가지로 미얀마의 침공으로 불상과 사원들이 많이 훼손 되었지만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유물 유적들이 있어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유타야에서 가장 유명한 왓 마하탓 유적은 옛 시암 왕국의 유적지로 불상의 머리를 안고 있는 보리수 나무로 유명하다.
미얀마 침공 당시 군인들이 불상의 머리가 힘의 원천과 지혜가 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불상의 머리를 모두 잘랐다고 한다.
전쟁 중에 잘려진 불상 머리 중 하나가 보리수 나무 사이에 박히고
세월이 지나 보리수 나무가 무성해져 보호하는 듯 줄기로 감싸고,
뿌리를 내리며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팁! 여기서 보리수 나무와 기념사진을 찍을때는 불상을 신성시 하는 태국인들은
불상보다 사람이 높이 서있으면 불경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불상 아래에 사람이 있을 수 있도록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보리수 나무를 지키고 있는 경비원이 주의를 준다.
왓 마하탓의 사원의 높은 탑과 재단은 크메르 양식이라고 한다.
건축물은 피사의 사탑마냥 살짝 기울어 지기도 하는데
오랜시간 방치되고 관리가 되지 않아서 기울다가 무너지기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건축물들이 고대문명과도 같아 신비스러우면서도 스산한 분위기다.
신기했던게 높은 탑에 놓여져 있는 작은 불상 조각상의 머리도 모두 제거한 버마 군인들이
참으로 대단(?)하면서도 아유타야가 그만큼 번성하고 위대했기 때문에 복수가 두려워서 이랬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항상 느끼지만, 수백년전 기술들로 어떻게 이런 건축물들을 만들고 보존해왔는지가 여전히 궁금할 따름이다.
이번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갔지만, 왓 프라리산펜 사원을 꼭 가보고 싶다.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고있는데, 웅장하게 늘어선 세개의 파고다와
사원 안에 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불상을 만나보고 싶었다.
아마 나의 다음 여행지는 이곳이 될 듯 하다.
태국의 고대문화와 전쟁의 상처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숨은 보석 아유타야
방콕과 가까우니 빌딩 숲 방콕이 지겹다면 당일치기로 이곳을 다녀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