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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두바이에서 UAE의 수도인 아부다비로 가는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아래 사진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로드(Sh Mohammed Bin Zayed Rd)를 쭉~ 달리다 보면 아부다비로 들어서는 길목에 라스트 엑시트(LAST EXIT) 휴게소가 나온다. 그곳이 우리의 방문지이다. 특별한 휴게소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참고로 도로의 명칭인 빈 자이드는 1971년 개국한 UAE의 첫번째 대통령 Sheikh Zayed bin Sultan Al Nahyan이다.
1시간 남짓 달리다 보니 "Last Exit"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레스토랑, 카페, 주유소 안내 표지문이 나란하다.
E 11 LAST EXIT는 식당들과 주유소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이지만, 놀이 문화도 함께 조성되어 있다. 특히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2015)처럼 꾸며진 공간으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이다. 특히 차 위에서 북들을 치며 수십개의 스피커를 달고 빨간 내복을 입고 일렉기타를 연신 흔들며 연주하는 장면을 특히 좋아한다. 그 부분의 영화음악을 별도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마지막 비상구에 들어선다. 더이상 출구가 없다는 뜻이련가^^
1번부터 10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사실상 그것은 드라이브 스루 음식점도 있다. 그냥 통과해도 된다. UAE의 여름은 40도 이상이므로 외부에서 걸어다니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내가 방문한 8월말에는 외부에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곳은 In the middle of nowhere이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 한복판이다. 사막이라 할 때 고운 모래만 출렁이는 듄(Dune)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잡초들이 듬성듬성한 황무지도 사막이다.
이 광장에는 개조된 차들이 불규칙하게 전시되어 있다. 영화 매드맥스에서 나오는 차들을 따라한 듯하다. 영화가 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를 그리고 있는데, 기존의 자동차들을 개조하여 살아가는 소수의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것이라서, 옛날 차에 바뀌가 무지하게 크고, 그 위에 기관총 같은 것들이 장착되어 있다.
푸드트럭들이다. 지금은 날씨가 더워 실내만 운영된다. 솔직이 덥다고 하여 이렇게까지일줄은 몰랐다. 땀이 줄줄 흐르는 정도가 아니라, 따가워서 밖에 서 있기가 힘들다.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새로운 경험이다. 여하튼 그래서 두바이 아부다비는 에어콘이 장착되어 실내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복합 기능의 몰이 많다. 이것도 잘 사는 중동 국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모로코에서 더워서 잠도 못잤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영업을 하는 주유소이다. 아래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UAE의 국영석유회사인 ADNOC의 상징인 매(falcon) 모양의 엠블럼이 박혀 있다. 주유소 뒤쪽으로 황량한 벌판이 언뜻 보인다. 1971년 7개의 에미리트(토후국)이 모여 UAE 국가를 성립했을 때, ADNOC도 함께 발족했다. 석유탐사,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정유산업, 채광 산업을 주도하는 UAE 최대 국영회사이다.
녹슨 차에 풀들이 자라나서 넘치는 모습의 재현이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습이다. 지구가 멸망하여 기존의 기계들 주변으로 풀들이 자라나 있는.
아래의 사진도 멸망한 세계의 잔재로 보인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면 멸망한 세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사투가 보인다. 물을 가진자가 권력자이고, 에너지를 가진 자가 권력자이며, 그 권력을 유지 보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재생산을 해야 한다.
수백년 수천년이 지나면 기존의 기계문명이 모두 풀들에 덮혀버릴 날도 오지 않을까, 아래 사진을 보면 말이다.
초록색이 사라진 나무도 있다. 죽은 나무인지 혹은 생명의 불씨가 아직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 뒤쪽으로 담장이 세워져 있고, 그 담장 위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철창이 둘러쳐져 있다. 감옥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뒤에 아무것도 없다. 황무지이다.
내부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게이트 위에 매드맥스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꼬챙이들이 뾰족한 차가 지붕에 올려져 있다.
위 사진의 주변 구조물의 전체적인 장면이다. 차는 작지만 바퀴들이 차체만큼 크다. 이는 영화에서도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황량한 사막을 질주해야 하기 때문에 개조된 모습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한 장면이다. 바뀌들만 무지하게 크고, 차 표면에 쇠꼬챙이들로 장식되어 있다.
(c) wikipedia
게이트 앞에는 'LAST'라고 씌어 있고, 안으로 들어오면 'EXIT'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내부는 무지하게 시원하다.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는 최소한 30도는 되지 않을까 추정한다^^
문의 손잡이는 도끼들로 되어 있다. 그로테스크한 아이템을 최대한 활용한 듯하다.
내부의 테이블에서 어떤 자가 컴퓨터로 일하고 있었다. 천장은 기둥이 뚫고 지나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마침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몰려와 아랍의상인 차도르를 입어보고 있었다. 갑자기 활기차다. 처음에 도착했을 때는 황량하고 스산했는데, 그들 덕분에 왁자지껄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하다. 중국어를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역시 세상은 사람들의 지껄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장에 금방이라도 떨어질듯한 자동차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벽을 뚥고 나온 차도 있다. 그 옆에 인형뽑기 놀이가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어가 봐야 한다던 화장실 입구이다.
여자 화장실 입구이다.
들어오긴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엄마와 아기, 그리고 장애인이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 칸이다.
화장실을 지키는 분이 앉아계신다. UAE의 공공 및 상업시설의 화장실에는 항상 누군가 지키고 있어서, 들어갔다 오면 곧바로 다음에 청소를 한다. 특히 물을 한번 더 내리고 닦는다.
남자 화장실 입구이다.
화장실 안의 세면대인데, 건설장비 폐품을 이용한 설비가 눈에 띤다.
세면대의 클로즈업이다. 물을 나오게 하는 것은 자동차의 엑셀을 밟는 것처럼 아래 발쪽에 설치된 바를 밟아야 하며, 손을 씻는 세정제는 정비용 통이다. 아래 쇠사슬로 묶여 있는 파란통이다. 거울도 불규칙하게 잘려져 있다.
남자들의 소변기는 자동차 문짝이 칸막이다. 이 사진만 별도로 그냥 보면 무엇인지 판단하기 힘들것이라 여겨진다^^
한 켠에 다른 곳으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서바이벌 게임장처럼 보였다.
매드맥스에서처럼 멸망한 세계의 잔재들일 수도 있겠다. 이런 기계들은 수백년 수천년이 지나도 그대로이리라.
커다란 트럭이 쓰러져 있는데, 팻말에 Dining hall이라는 식당 표시가 보인다. 폐허미학이라는 말이 있는데, 잘려진 그리스 신전처럼 자연스레 세월의 흔적으로 폐허가 된 것과 이곳처럼 작위적으로 만든 폐허는 사실 다르기는 하다. 재미 추구이다. 호모 루덴스, 인간은 엔터테이닝해야 그나마 권태로운 이 세상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커다란 돌덩이가 자동차 위에 떨어져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주유를 하고 출발했다. 석유가 생산되는 곳이라 기름값이 무지하게 싸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는 아니었다는^^ KIA Seltos차량이었는데, 210AED(한화로 약 75,600)이 나왔다.
이제 이곳을 빠져나간다. 아부다비에서 또 다른 광경을 마주하겠지 한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일단은 좋고 나쁨을 떠나, 날씨가 덥고 춥고를 떠나, 내가 처음 경험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기존에 접한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보고 체험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다음에 방문할 때는 두바이 겨울 시즌에 와야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