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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았던 여정을 끝내고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 아퀴레이리로 향하다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 아퀴레이리로 향하다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자 아이슬란드 최고의 박물관 중 하나인 청어 잡이 박물관이 있는 시글루피외르뒤르를 떠나 아퀴레이리 방향으로 향했다. 시글루피외르뒤르는 트롤라스카기의 중간 지점에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아퀴레이리로 가는 길에 다른 마을 몇 군데가 더 있다. 터널을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올라프스피외르뒤르 (Ólafsfjörður), 그림세이 섬으로 가는 배를 타는 항구 마을인 달빅 (Dalvík), 그리고 우리 숙소가 있는 히얄테리 (Hjalteyri)가 그 주인공이다.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12 - 올라프스피외르뒤르와 달빅
올라프스피외르뒤르 (Ólafsfjörður)는 19세기말에 형성된 마을로, 시글루피외르뒤르처럼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청어 잡이로 전성기를 보낸 어촌 마을이다. 아이슬란드 북부에 풍부했던 청어는 올라프스피외르뒤르의 경제와 인구 모두 급격하게 성장시킨 동력이었다. 당시에 살았던 노인들은 그때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긴다.
현재 청어는 다 사라졌지만, 어업은 여전히 마을의 중심 산업이며, 관광업 또한 발전 중이다. 올라프스피외르뒤르의 청어 잡이 역사를 보려면 시글루피외르뒤르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잘 꾸며진 청어 잡이 박물관으로 가면 된다.
올라프스피외르뒤르는 1991년과 2010년에 만들어진 두 개의 터널로 아이슬란드의 다른 지방과 연결되어 있다.
달빅 (Dalvík)은 생긴 지 100년도 채 되지 않는 마을이다. 예전에는 농장 몇 개가 흩어진 지역이었으며, 농부들이 어업을 부업으로 삼기 위해 연습하는 곳이었다.
20세기가 되자 노르웨이 어부들이 청어 잡이를 하려고 달빅에 정착하면서 마을은 급격히 커지게 되었고, 아이슬란드 전체에서 세 번째로 큰 청어 잡이 항구가 되었다. 지금도 매년 더 그레이트 피시 데이 ('The Great Fish Day')라는 피스키다구린 미클리 (Fiskidagurinn mikli) 축제가 열려 그때를 기념하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음악 공연과 불꽃놀이뿐 아니라 생선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뷔페가 열려, 달빅 마을의 거주민들의 요리 솜씨가 어떤지 체험할 수 있다.
1934년에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마을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고, 200여 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달비쿠르스캴프틴 (Dalvíkurskjálftinn)이라는 지진은 현재도 아이슬란드 북부에서 발생하고 있다. 달빅에 있는 비그다사프니드 흐볼 (Byggðasafnið Hvoll) 박물관은 마을에 피해를 끼친 지진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다.
아퀴레이리 바로 앞에서 멈추다
올라파스퓌외르뒤르 (Ólafsfjörður)는 거대한 산들과 피오르드 사이에 있는 어촌 마을이다. 북쪽에 있는 시글루피외르뒤르와 터널로 연결되어 있지만, 여전히 오지에 있는 느낌이 든다. 아퀴레이리로 가는 길 또한 3㎞ 정도의 좁은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올라프스퓌외르뒤르는 마을에서 특별히 볼 건 없지만, 겨울에 눈이 많이 쌓여 스키를 즐기기 좋은 곳으로 유명해졌다. 트롤라스카기의 멋진 봉우리에서 스키를 하고 싶다면 올라프스퓌외르뒤르를 거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시글루피외르뒤르에서 3시간 정도 있었기 때문에 올라프스퓌외르뒤르를 둘러볼 여유가 많지는 않았다. 특별한 관광지도 없는 한적한 마을이지만 마을 자체가 거대한 자연과 같았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피오르드 지형을 마주 보고 있는 고립된 위치라 어떻게 이런 곳에 사람들이 정착하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시간이 있었다면 올라프스피외르뒤르 마을의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올라프스피외르뒤르를 뒤로 하고 좁은 터널을 지나니 달빅 마을이 나왔다. 달빅은 에이야피외르뒤르 (Eyjafjörður)와 스바르파다르다루르 (Svarfaðardalur) 계곡 사이에 있는 멋진 마을이다. 사람들이 달빅에 오는 이유는 그림세이 섬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는 것이다. 하지만 달빅 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박물관과 함께 양질의 숙소도 있으니 달빅에서 머무는 것 또한 좋은 선택이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달빅 마을에서 일어난 지진에 대해 설명하는 비그다사프니드 흐볼 (Byggðasafnið Hvoll) 박물관에 들리려고 했으나, 박물관은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달빅에는 아이슬란드 요리를 잘하기로 유명한 맛집도 있었지만, 영업시간이 바뀌어 오후 5시에 문을 닫아버렸다. 아쉬운 마음으로 달빅 마을의 작은 항구를 바라보며 플랜 B를 세워봤다.
숙소가 있는 호텔 히얄테리 (Hotel Hjalteyri)와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을 찾아봤다. 호가네스 (Hauganes) 마을의 고래 탐사 투어를 운영하는 회사 내에 있는 바인 바칼라 바 (Baccalá bar)를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성수기에 해당하는 5월 중순부터 9월까지만 문을 여는 이곳은 전통 방법으로 조리한 바칼라오 (절인 대구)로 유명하다. 식당 앞에는 바이킹의 롱보트가 있어 재미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대구가 중심이 되는 생선 요리다.
저녁을 먹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여덟 시를 향하고 있었다. 아퀴레이리에서 묵을 수도 있었지만, 일정이 늦게 끝날 걸 예상하고 아퀴레이리에서 23㎞ 떨어진 호텔 히얄테리 (Hotel Hjalteyri)를 예약했다. 원래는 히얄테리 항구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학교였지만, 지금은 세 개의 더블룸과 네 개의 아파트먼트로 탈바꿈한 곳이다. 로비와 복도 곳곳에 걸려있는 그림, 그리고 구비되어 있는 책들이 정말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조용히 쉬어가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