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JEJU ISLAND, HAYOUNG OLLE
올레길을 사랑하는 내게 이곳은 이색적이고, 색다른 길이었다. 총 3개의 길로 나누어져 있고, 아담한 기분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게 퍽 매력적이었다. 서귀포 원도심을 중심으로 세 갈레길을 따라 걸으며 마을 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 길은 올레길이라는 이름을 품은 ‘하영 올레길’이었다. 여기서 하영은 제주어로 많다는 뜻이고, 큰 길에서 좁은 골목길로 이어지는 ‘올레’가 합쳐진 이 길은 서귀포 원도심의 풍부한 자연적, 인문적 자원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원도심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올레길이었다.
두피디아에 엊그제 하영 올레 1코스에 대해 설명을 했다. 오늘은 하영 올레 2코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하루에 3개의 코스를 모두 걸었던 터라 조금 더 생동감 있게 이날의 기억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자연스러운 걸음
하영 올레 2코스
하영 올레 1코스를 걷고 난 뒤, 다시 돌아온 서귀포 시청 제1청사. 왠지 걸음이 끝나는 게 아쉬워 두 번째 코스도 걷기로 마음먹었다. 6.4km의 짧은 코스. 1코스의 걸음이 꽤 괜찮았던 터라 이번 코스도 기대가 많았다.
시작된 걸음
올레 2코스는 1코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완전한 원도심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아시아 CGI 애니메이션 센터로 향하는 길은 서귀포시의 구도심 느낌이 들었고, 걷는 내내 오래된 잔향과 도시의 분위기가 오래전 살았던 고향의 느낌과도 닮아 기분이 묘했다. 천천히 걸으며 느끼는 원도심의 정취. 나는 2코스 위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근린공원과 무량정사
마을 위에는 학교와 구석구석에 놓인 로컬 맛집들로 가득했다. 이 오래된 도시에도 청년들의 정취가 곳곳에 묻어있었다. 오래된 분위기의 건물에는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며진 식당과 카페들이 놓여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원도심 마을을 찾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도심에서 벗어나니 무량정사라는 절이 나왔다. 멀리 아파트가 보이고 그 안에 절이 놓인 것이 꽤나 흥미로웠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무량정사 벤치 위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금 시작된 걸음. 그 뒤에는 하영 올레 2코스의 랜드마크인 정모시 쉼터가 있었다.
정모시쉼터
정모시쉼터는 여름날 서귀포 시민들에게 말 그대로 쉼터가 되는 곳이다. 따뜻함과 포근함을 정방폭포로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느낄 수 있는 이곳. 연둣빛의 푸릇한 풀잎과 그 아래로 졸졸 흐르는 내천은 많은 사람이 여름날 쉬고 간 추억으로 연상됐다. 보는 것만으로도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도 따뜻한 감정이 동시에 드는 정모시쉼터. 나는 이곳에서 가을 시작의 시원한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서복
하영 올레 2코스는 사람과 문화를 발견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곳도 한몫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귀포의 이름의 유래기도 한 이 이야기는 서복 전시관에 머물고 있었다. 제주도 서귀포에는 서불, 곧 서복이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을 찾아 정방폭포 해안에 닻을 내리고 한라산에 올라 불로초를 구하였단 설화가 내려오는데 서복은 정방폭포의 암벽에 서불과지라는 글귀를 새겨 놓고 서쪽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서귀포라는 명칭도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했다. 서복전시관은 이러한 설화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여 정방 폭포의 서쪽 암벽 위에 조성된 전시관으로 걷는 도중 심심하지 않는 구경거리였다.
바닷길 너머 이중섭 거리로
서복전시관을 지나 자구리해안과 서귀포항을 걸었다. 푸르고 파란 서귀포의 바다 풍경을 만날 수 있었던 걸음. 고즈넉한 분위기는 이곳 바닷길에도 흘렀다. 멀리 정방폭포의 절벽이 보이고, 낚싯배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서귀포는 참 따뜻한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바닷길을 걸은 뒤 이중섭 거리에 다다랐다.
이중섭거리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화가 이중섭. 원도심에는 이중섭의 정신과 그의 삶. 작품을 기리기 위해 거리를 만들었고, 이중섭이 살던 생가를 만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중섭 미술관과 함께 거리를 즐길 수 있는 이곳. 천천히 매일 올레시장이 있는 오르막길을 오르며 만난 소소한 풍경은 이중섭이 왜 이 마을을 사랑했는지 느끼게 했다.
매일 올레시장
하영 올레 2코스의 끝에는 올레시장이 있었다. 제주시에는 동문시장이 있다면, 서귀포시에는 매일올레시장이 있다.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이곳. 나는 여기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옛날 분식집에서 떡볶이 하나를 먹었다. 맛있게 식사를 한 뒤 다시금 도착한 서귀포 시청 제1청사. 나는 서귀포의 고즈넉한 정취를 다시 한번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여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