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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인레호수 안에 지어진 파웅도우 파고다. 눈사람처럼 생긴 불상이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여행하고 사진 찍는 마크입니다.
지난 편에 이어서 아직 보트 위에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투어이다 보니 알차게 볼거리가 꽉 차 있네요.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이 많아 여러 편으로 나누어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사실 이제는 신기함도 조금 적어진 수상가옥입니다. 여러 집을 지나 저희가 도착한 곳은 바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연의 실을 뽑아내는 공방이었습니다.
인레의 보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이 바로 연꽃 실크를 만드는 공방입니다.
연꽃 실크 (Lotus Silk)
섬세한 연꽃 줄기 섬유를 사용하여 생산되는 직물. 미얀마 인레 호수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베트남에서도 가내수공업으로 직조되고 있다. 연꽃 줄기의 안쪽을 건드리지 않고 부드럽게 잘라 줄기를 뒤틀어 당기면 실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연꽃 실크는 실 조직으로 만들어진 뒤 24시간 이내에 직조하여 직물로 완성이 되어야 하며, 만들어진 실크에서는 은은한 연꽃향이 나 예로부터 귀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내부가 손상되지 않도록 연꽃의 줄기를 자르면 이런 조직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조직을 잘 엮으면 실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말라버리면 그 가치를 잃는다고 하니, 빠르게 실크로 직조해야 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실을 엮어 직물을 만드는 작업을 직조라고 하죠. 이런 직조기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실로 면을 만들었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실을 엮는 곳 옆에는 주전자로 따듯한 물을 데우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역시 티의 나라인가 라고 생각하던 그 때..
신명나게 달궈진 철판을 두들기네요. 이러한 단조를 거쳐 칼을 비롯한 필요 도구들을 만드나 봅니다.
단조
금속재료를 망치 등으로 두들기거나 틀에 넣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일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과정. 일반적으로 각 재료의 재결정이 진행되는 온도를 경계로 하여 그 이상의 온도에서 진행하는 것을 열간단조, 재결정 온도상에서 하는 것을 온간단조, 더 낮은 온도에서 하는 것은 냉간단조라고 한다. 작업의 방법은 크게 자유단조와 형단조로 나뉘며, 금속 재료를 두들기면서 모양을 다듬어가는 것을 자유단조, 일정한 모양의 틀에 소재를 끼워 두들기는 방법을 형단조라고 한다.
위의 설명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러한 방식은 열간단조이자 자유단조에 속하겠네요.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길이와 모양의 칼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저런 칼을 기념품으로 사 왔다가는 한국에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수화물로라도 이런 사이즈가 취급 가능인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말아 피는 담배인 롤링 타바코. 종이에 마는 건 몇 번 본 것 같은데 이렇게 잎으로 말아서 피는 담배는 또 처음 보네요.
인레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교통수단인 보트를 만드는 곳도 있었습니다.
미얀마에서도 모두가 한 번씩은 절에 다녀와야 하나 보더군요. 어린 동자승들을 태운 보트가 사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있는 다리는 정말 위태롭기 짝이 없습니다. 거의 담력 훈련을 하면서 지나가야 할 것처럼 생겼군요. 물론 튼튼해서 현지인들은 아무 걱정 없이 지나다니긴 합니다.
이제 멀리 파웅도우 파고다가 보입니다.
파웅도우 파고다 (Phaung Daw U Pagoda)
인레 호수 내에 위치한 파웅도우 파고다. 정확히 언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부에는 14세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다섯개의 불상을 안치하고 있다. 원래는 부처와 스님의 형상을 하고 있던 작은 불상들은 이제 형상을 알아보기 힘든 상태인데, 이는 지금까지 수많은 신도들이 그들의 염원을 담아 붙인 금박들이 쌓인 결과라고 한다.
도대체 형상을 알아볼 수 없는 불상이라는 게 어떤 모양일지 예상도 안 되는군요. 궁금하니 얼른 안으로 들어가 보도록 해야겠습니다.
합장으로 반겨주는 조각들.
내부로 들어오니 누가 봐도 불상이 놓여 있을 것만 같은 메인 제단이 있습니다.
어..? 가까이 가보니 이게 무슨 눈사람인가요. 인타족은 눈사람을 섬기는 것인가요..? ㅎㅎ 이렇게 사람들이 와서 금박을 한 장 한 장 붙이다 보니 원래의 모양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입니다. 이제는 오히려 이 모양이 영험함의 상징이 되어버렸지요. 아참, 이 다섯개의 불상에는 얽힌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래 인타족의 축제 기간에 모든 불상을 커다란 새 모양의 배에 실어 낭쉐까지 호수를 가로지르는 대규모의 퍼레이드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근데 1965년 축제 당시, 다섯개의 불상을 모두 싣고 나갔다가 배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고 인근에서 네 개의 불상만 찾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나머지 하나의 불상을 열심히 찾아봤지만 찾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원래 있던 자리에 수초를 뒤집어쓴 불상이 기다리고 있었다더군요. 그 때문에 그 이후로는 축제 기간에도 다섯개의 불상을 모두 싣고 다니지 않고, 꼭 하나는 남겨놓고 다녀온다고 합니다. 참 신기한 이야기죠?
특이하게도 미얀마의 많은 파고다들이 가장 중앙에 위치한 본당 인근에는 여성의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수도승들의 여성과의 접촉을 막기 위함이라고는 하던데, 참 시대에 뒤처진 이야기인 거 같기도 하죠.
신비한 눈사람 불상이 있던 본당을 나와 이제 다음 목적지를 찾아가려고 합니다. 다섯개의 불상이 모두 본당 안에 잘 있으니 앞으로의 인레 여행도 순탄하겠죠?
물론 이렇게 하루 종일 맑은 날씨로 여행을 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복입니다.
저는 이제 또 다른 파고다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인레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쉐인데인 파고다인데, 그곳에는 무려 천개도 넘는 첨탑들이 모여있다고 합니다.
이번엔 또 어떤 새로운 광경이 펼쳐질지 다음 편에서도 함께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