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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여행을 시작하며 한때는 국토종주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누군가는 대학생의 스펙 중 하나로 취급하기도 했고, 누군가에겐 버킷 리스트로서 하나의 꿈이기도 한 국토종주. 일반적으로는 해남과 파주를 잇는 길을 걷거나 서울에서 부산을 걷기도 했다. 다양한 길이 있고, 실제로 박카스의 회사인 동아제약에서는 박카스 국토대장정이라는 행사를 매년 진행하기도 했었다.
나 또한 국토 종주를 하고 싶었고, 어떠한 길을 걸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먼저 국토 종주를 할 계획이지만 배낭에 텐트를 넣고 백패킹으로서 진행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야영이 가능한 곳을 위주로 해야했고, 굳이 차도를 따라 걷는 길은 더더욱 관심이 없어졌다. 결국 다양한 방법과 길을 고민하던 중에 최종적으로 두루누비 국토종주 길과 해파랑길 중 해파랑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해파랑길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의 고성 통일전망대까지의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이어서 구축한 총 50개 코스로 이루어진 750Km의 걷기 여행길이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르른 바다색인 파랑 그리고~와 함께라는 조사 랑을 조합한 합성어로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삼아 함께 걷는 길을 뜻한다.
소개에서 보다시피 부산에서부터 동해안까지 해안을 따라 쭉 걷는 길이며, 하나의 루트로 엮은 길이다. 물론 올레길 이후 대유행처럼 번졌던 지방의 길들이 있지만, 그 길들을 적당히 갈무리하고 엮은 뒤 각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하나의 길로 만든 게 해파랑길이 아닐까 싶었다.
해파랑길이 지나는 다양한 지역에 대해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부산 : 해파랑길 750km가 떠오르는 동해의 시작점 / 1~4 코스
울산 : 솔마루길과 십리대밭길의 위엄, 생태도시 울산이 보이는 길! / 5~9 코스
경주 : 파도소리가 들려주는 천년 고도, 신라 경주의 바다이야기! / 10~12 코스
포항 : 특화된 음식문화의 즐거움과 색다른 문화체험 / 13~18 코스
영덕 : 숲길과 바닷길이 함께 공존하는 블루로드! / 19~22 코스
울진 : 기교나 화려함이 배제된 단아한 동해안 트레일! / 23~27 코스
삼척 : 동해편안한 숲길과 화려한 기암절벽이 조화로운 길! / 28~34 코스
강릉 : 솔향 폴폴 풍기는 감자바우길, 강릉 바우길과의 행복한 만남! / 35~40 코스
양양속초 :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손꼽히게 아름다운 조망! / 41~45 코스
고성 : 아름다운 절경과 명승지, 대한민국 최북단 고성! / 46~50 코스
어찌보면 동해안이라는 큰 틀안에서 지역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게 있을까 싶으면서도 은근 다른점이 많다는 것을 소개글에서도 볼 수 있다.
이름에서보다시피 동해안을 싹 훑어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바다를 만나고 다양한 색을 만나게 된다. 이 길을 걸으며 제주도가 아닌 동해가 가진 그 진득하고 깊은 푸른빛의 매력에 빠져들기도 했다.
다양한 바다의 색을 따라 걷다보면 그 바다에서 나온 다양한 해산물을 바탕으로 한 요리도 먹게 된다. 물회와 회덮밥이 혼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데 지역이 바뀌며 그 맛과 분위기 그리고 회까지 바뀌는 묘한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마치 같은 라디오 채널이지만 지역에 따라 주파수가 다르듯이 말이다. 어쩌면 이러한 비교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동해안을 계속해서 따라가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요리에는 지역의 문화가 담겨있기 때문이니까.
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백패킹으로 혼자 해파랑길을 종주하게 되었다. 해안가의 수많은 해변에서 자기도 했으며, 때로는 정자나 데크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물론, 충전과 빨래를 위해 4일차 즈음에는 모텔을 이용하기도 했다. 다행이 바닷가와 도시를 지나는 길이다보니 왠만하면 숙소를 구해야할 때는 쉽게 구했으며, 도시 중심지를 지나는 해파랑길을 걸을 때 마음껏 쉬고 카메라 백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혼자 백패킹을 긴 시간 다니면 지루하지 않냐는 말을 많이들 했다. 그런데 그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백패킹으로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무게가 있긴 하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책과 라디오, 우쿨렐레 등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시간들을 위해 준비한 게 꽤나 많았다. 그만큼 무게는 늘지만 매번 식당이나 슈퍼에서 먹을 걸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음식의 무게가 줄었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아날로그 라디오를 통해 핸드폰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 시켰다.
장거리 백패킹에서 가장 의미없는 장비는 의자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택배로 집에 보내버렸다.
해파랑길의 가장 큰 매력은 일단 다시 한번 언급하는 국토 종주이자 코리아 둘레길의 일부를 걷는다는 점이다. 고성의 통일 전망대에서 부산의 오륙도까지. 매일 아침 야영을 하다보면 저 바다 넘어 떠오르는 일출을 매일 만나는 길이다. 물론, 그만큼 일몰은 왠만하면 볼 수 없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해파랑길은 바다와 숲, 산 길을 걷기도 하고 차도 옆 인도를 따라 걷다 동해안 자전거 종주길을 걷는 등 생각보다 꽤나 다양한 길을 걷게 되었다. 특히나 봄철에 걸었던 나로서는 벚꽃과 유채꽃 등 계절을 따라 걷는 매력도 만날 수 있었다.
종점 혹은 시작점이 될 수 있는 통일 전망대
지역의 길(바우길)과 해파랑길의 만남.
해파랑길을 떠올리면 단순 바다 주변만 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숲, 바다, 논, 꽃밫, 항구마을, 등대 마을 등 참 다양한 곳을 방문한다.
부산의 오륙도가 시작점이자 종점이다.
총 760km를 걸으며 25일을 야영했고, 8일을 모텔에서 지냈으며 펜션에서 하루를 보냈다.
총 36일이 걸린 나의 해파랑길 종주 백패킹 그리고 동해안의 풍경을 이제 하나 둘 소개해보고자 한다.
고성의 시작과 부산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