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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
'화엄'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여린 꽃잎이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나와 줄기를 튼튼히하고
장엄하게 꽃밭을 이루는 그 광경을 화엄이라 하겠다.
건강하고 단단한 씨앗에서 예쁜 꽃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못생기고 빈약한 체형에서 아름다운 그림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툴루즈 로트렉은 못나고 약한 유전자를 가졌다.
돈을 움켜쥐고 잘 관리한다 생각한 그의 선조들이 근친교배를 일삼은 덕분에
형질이 떨어지는 몸으로 태어난다.
귀족 지위를 가지고 많은 부를 누릴 수 있지만
쉽게 다리 뼈가 부러지고 낫지않아 승마를 할 수 없다.
부모는 그를 없는 셈 치고 딸에게 백작지위를 넘겨버린다.
수치스럽고 소속감을 느낄 수 없었으리라.
36세로 생을 마감하며 그는 말한다.
"인간은 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아름답다."
그의 모델이 된 무용수, 서커스단원, 혹은 매춘부 중에는
아버지가 귀족이어도 인정받지 못하는 서출이거나, 가난해서 몸을 팔아야하는 여인들이 있다.
화려한 모습에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지만 무대가 끝나면
우아함과는 먼 모습으로 계단에 걸터앉는 모습에서 연민을 느낀다.
귀족으로 태어났으나 내쳐진 자신의 모습이 투명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유쾌하고 틀에 박히지 않고 박애스럽다.
귀족이나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예술 작품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석판화로 소장하고픈 포스터를 찍어댄다.
벽보에 붙은 선전 포스터지만 여느 그림에 비할 바 없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 툴루즈 로트렉은 외톨이가 아니었다.
파리 산동네 몽마르뜨에 모인 미술가, 예술가들은
새롭고, 온당하고, 아름답고, 즐거운 것들을 추구한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는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번영을 누리며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절이라 불린다.
미술계는 일본 자포니즘이 유행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아르누보 운동이 성행한다.
산업화와 석판 인쇄술의 발달로 포스터 미술이 부흥하고
수 많은 예술가들은 파리 몽마르트에서 풍요로운 시대의 신기술과 예술 사조를 자유롭게 실험한다.
벨에포크 시대 미술가로는
조르주 쇠라,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알폰스 무하,
에드가 드가, 수잔 발라동, 모리스 기베르, 베르나르 부조 등 다양하다.
다양한 화풍이 공존했으며, 빛과 색체, 자연과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알폰스 무하의 그림에서 보듯 장식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하는 경향도 높다.
프랑스 알비시 톨루즈 로트렉 미술관에 그의 작품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아들의 작품을 간직하다 알비시에 기증한 어머니 공이 크다.
삼성역 마이아트뮤지엄에 열리는 '톨르즈 로트렉 - 몽마르트의 별' 전시는
하루 세 차례의 도슨트 설명이 병행되어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다.
'저녁의 라굴뤼' 는 스케치 버전 석판화인데 물랑루즈 카바레 스타 라굴뤼와
그녀의 파트너 발랑탱 르 데소세를 묘사한 작품이다.
캉캉춤을 추며 발로 남성 관객의 모자 챙을 차서 벗기는 에너지 넘치는 묘기로 유명했다.
라 굴뤼는 '탐욕스런 먹보'라는 뜻인데 과격한 캉캉춤을 추며 공연하다보면
쉽게 허기가 져서 관객 테이블 음식을 마구 집어먹은 그녀의 모습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라굴뤼는 실존 인물로 루이즈 베버 Louise Weber 라는 무희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여성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콩페티' Confetti 석판화
결혼식이나 축제 등에 사용되는 종이 조각을 홍보하는 포스터이다.
영국 제지회사 J&E 벨라 의뢰로 제작되었다.
작품 속 금발 여성은 프랑스 오페라 가수 잔느 그라니에다.
종이 조각이 흩날리는 모습은 로트렉이 고안한 '크라쉬' 기법인데
일본의 옻칠 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 크라쉬 Crachis
석판 위에 붓으로 잉크를 튀기는 기법이다.
미묘한 톤과 은은한 음영을 주거나 안개 낀 대기 효과를 만드는데 활용한다.
분무기나 에어브러시를 사용하여 세밀한 텍스처를 만들 수 있다.
* 사진가 폴세스코
절친 사진작가의 스튜디오를 홍보하는 포스터이다.
이 자식 여자 좋아해요. 라는 뜻이 숨겨있어 발견하며 웃음이 난다.
바지 가랑이 사이로 천이 흘러내려 불룩하게 튀어나오고
사진관에 들른 여인은 노골적인 폴세스코에 당황하며 물음표 모양으로 몸을 틀고 도망간다.
< 카페 콩세르 >
19세기 말 파리 인기 유흥시설 중 하나로 음식과 술이 있는 '라이브 바'다.
샹송, 코미디연극, 소규모 앙상블 연주를 선보였고,
카바레나 극장에 비해 일반 중산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 엘르 >
1896년 살롱 데 상 갤러리에서 선보인 로트렉의 고가 석판화집이다.
매춘부들과 생활하며 그들을 그린다는 소식에 남자들이 너도나도 사려고 몰렸으나
인기는 이내 사그라든다. 성적 대상이 아닌 온전한 인간다움을 담아 놓았기 때문이다.
* 앉아있는 광대
마드모아젤 자우카오 - 틱장애를 앓고 있던 그녀에게 로트렉은 좀 더 마음이 쓰였다.
아름답고 호응 좋은 공연을 마치면 지친 그녀는 다리를 쩍 벌리고 피곤함을 견딘다.
무용수들 상당 부분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매춘을 겸하였다.
* 서커스
선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로트렉은 매춘과 음주로 몸이 더 망가진다.
쥘 세레
* 팔레 드 글라세
1850년대 말 컬러 포스터의 대량생산에 초석을 다진 예술가이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대규모 아이스링크 팔레 드 글라세를 홍보하는 광고 포스터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생동감 넘치고 우아한 여인들은 '세레츠'라고 불리며
현대 여성의 새로운 이미지 형성에 공헌한다.
알폰스 무하
체코 출신으로 1894년 연극 '지스몽다' 포스터를 제작하며 이목을 끈다.
특유의 장식성이 풍부한 '무하 스타일'로 명성을 떨쳤다.
누구나 평등하게 예술을 누릴 수 있다는 아르누보 철학을 받아들여
대중을 위한 예술을 추구한다.
무하의 포스터는 달려고가 장식 패널로 제작되어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 사계
무하 특유의 관능적 여성의 매력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낸 대표작이다.
인쇄할 때 봄과 여름 순서가 바뀌었다.
아방가르드 ( Avant-garde )
예술, 문화,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실험하며
예술의 지평을 넓히려는 모든 에술가와 작품을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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