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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주요 도시의 박물관, 기념관을 돌아보는 뮤지엄 투어
#26. 남월왕 박물관
남월왕 박물관(南越王博物院)은 서한(西漢. B.C.202-8년) 시기, 광저우에 존재했던 남월국(南越国. BC204-BC111)의 왕궁, 왕묘를 중심으로 구성한 박물관이다. 남월국은 한무제(BC156-BC87)에게 멸망되었다. 박물관은 총 건축면적은 4만㎡이며, 왕묘 전시실과 궁전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소장품은 6,605건에 달하며, 국보급 유물은 1,518건을 전시하고 있다. 2008년에 박물관은 중국 국가급 1급 박물관으로 지정되었다.
남월왕박물관 입구. 2024 Ⓒ 김동하.
청동기 주작(朱雀) 장식.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예로부터 죽은 사람의 영혼이 새를 타고 저승으로 간다고 생각하였음. 새를 인간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사자(使者)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여김. 주작은 붉은 새를 총칭하며, 설화에서는 청룡·백호·현무와 함께 사신(四神)임. 사신은 네 방향을 지키는데 주작은 남쪽의 수호신이고 무덤과 관 앞쪽에 그려짐.
청동기 병풍 받침대.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운전문(구름·화살무늬) 와당.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박물관은 광저우 최대 공원인 월수공원 앞에 있는데, 1983년 6월에 광저우 시정부가 월수공원 기반공사를 하다가 유물이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에는 남월국 제후의 무덤으로 추정되었으나, 국보급 문화재가 다수 확인된 43일간의 발굴을 거친 후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의 정밀 분석결과 남월국의 2대 황제인 조말(赵眜.BC122年. 赵胡와 동일인)의 분묘로 확인되었다. 광저우시는 이곳에 박물관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1987년에 1기 공정을 착공하여 그 다음해에 완공하였다. 1993년에는 2기 공정을 완공, 1996년에는 종합동과 주차장까지 완성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2010년부터 대외개방하고 있다.
관 벽판 청동 장식(서한 시대).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서한 시대 남월국 영토 현황.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남월국 목간(글 쓴 나무조각).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동병기.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진(秦)나라 말기와 한나라 초기 혼란을 틈타 조타(趙佗 BC240-BC137)가 광동·광서 양성(兩省)과 베트남 북부지역에 세운 나라가 남월이다. 진시황은 남중국을 평정하고 거기에 남해(南海)·계림(桂林)·상(象)의 3군(郡)을 설치하였다. 진시황제가 죽은 후 내란이 일어나자, 남해군 용천현령(龍川縣令)이었던 조타가 BC203년 광저우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계림·상 2군을 합쳐 남월국(南越國)을 창건하고 무왕(武王)이라 칭하였다.
진나라 이후 중국을 통일한 한나라는 회유책을 써서 조타를 남월왕으로 봉(封)하였으며, 남월국 주민도 그에게 복종하였다. BC137년에 조타가 죽고, 손자인 호(胡)가 왕위에 오르면서 남월에 대한 한나라의 압박이 시작되었다. 이후 손자 흥이 왕위에 올랐으나, 내란이 일어나 한나라 사신을 죽인 뒤 흥의 이복 형 건덕을 옹립하여 한에 대항하였다. 이에 한무제(武帝)는 복파장군(伏波將軍) 노박덕과 누선장군(樓船將軍) 양복을 지휘관으로 남월을 공략하였다. BC111 한나라 군대는 남월을 함락하고 9군(郡)을 설치하였다. 이로써 남월은 5대 93년 만에 멸망하게 된다.
청동 솥(鼎)과 국자.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남월 궁전 벽돌.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동한(25-220년) 시대 동전.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금나라(12-13C) 베개.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광동성(廣東)은 춘추시대에는 백월(百越)이라고 칭하고, 명나라 때부터 현재의 광동으로 칭했다. 광동성의 수도이자 최대 항구인 광저우항의 대외무역은 서한(西漢. B.C.202-8년)초기에 이미 형성되었다고 역사서(漢書·地理志)에 해상 실크로드 노선과 함께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송시대부터 급속히 발전하여 페르시아 및 아라비아와 교역이 이루어졌다. 광동성의 수도인 광저우는 명대 말기에 중국 최대의 무역항으로 발전했다. 청나라 때 총독제를 신설하여, 광동성과 광서장족자치구에 양광(兩廣) 총독을 두었으며, 1746년에 총독부를 광저우에 설치했다.
2000년 광저우 월수구 광명광장 조성시 발견된 남월국 수리시설.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청동화로(서한 전기).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남월왕묘 본실 입구와 상부.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칠기 목관.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근현대에는 아편전쟁, 태평천국운동, 신해혁명, 북벌전쟁, 광저우 봉기 등 중대한 역사적 사건이 광동성에서 발생하였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중화민국이 건국되고, 중화민국 국민정부를 광저우에 설립했다. 1938년에는 일본의 중국침략으로 광저우가 일본에 점령되었다. 아편전쟁(1840-1842) 패배로 체결된 난징조약(1842년 8월)에 따라 상하이, 샤먼, 푸저우, 닝보와 함께 개항된 광저우는 서구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1842년에 홍콩섬, 1860년에 구룡시(九龍)를, 1898년에는 구룡반도가 영국에 할양 되었다가 1997년에 중국에 반환 되었다. 1988년에는 광동성에서 관할하던 해남도를 분리시켜 해남성으로 승격시켰다.
옥으로 만든 수의.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실제 발굴 당시 남월왕 유해 모습.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옥벽(옥편).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남월왕묘 순장(15인) 구조도.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광동성은 중국 최남단에 위치하며, 복건, 강서, 호남, 광서, 홍콩, 마카오와 인접해 있고 바다는 남해와 인접해 있으며, 북회귀선이 광동성 중부를 지난다. 송나라때 이곳에 광남동로(廣南東路)를 설치했고, 줄여서 광동로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 연유로 ‘광동’이라 부르게 됐다. 광동성의 현재 약칭은 웨(粤. 나라이름 월)인데, 그 배경은 기원전 204-111년간 이 지역에 남월국(南越国)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동안 광동성의 약칭은 웨(越. 넘을 월, 나라이름 월)로 불리었다. 그런데 춘추전국시대(B.C.770-222)에 지금의 절강성 지역에 월(越)나라가 들어선다. 결국 월(越)은 절강성 혹은 광동성의 약칭으로 한동안 혼용되었다.
청동 테두리 옥잔.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의복 장신구.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도검.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철 갑옷.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서기 23년에 완성된 역사책인 한서(汉书)에 처음으로 광동 지역을 남월(南粤)으로 부르면서 웨(粤)가 별칭으로 등장했다. 이 때 남월 지역을 영남(岭南) 일대로 지칭했는데, 광동성에 위치한 산맥인 남령산맥의 남쪽 즉 광동 남부 지역을 가르킨다. 청말에 이르러 이러한 혼용을 바로 잡기위해 광동성은 영남을 가르키는 웨(粤)로 절강성은 웨(越) 혹은 저(浙)로 구분하기 시작한다.
광저우는 진시황이 점령한 후 남해군(南海郡)을 설치했었고, 당나라 때 페르시아 지역까지 교역했던 해상실크로드 발상지였다. 당나라 말기 광저우 연간 입항 선박이 40,000여척에 달했으며, 광저우 거주 외국인 상인 수가 12만명에 달했다. 해금령(海禁令· 정부가 허용한 지역 외에서의 무역을 금지)을 실시했던 명나라 때도 광저우는 동남아시아 각국의 조공선이 입항하는 중국의 유일한 통상항구의 관문 역할을 담당했다. 청나라 때 광저우는 중국 도시 최초로 유럽과 교역을 시작하며 항구도시로서의 명성은 절정에 달했다. 강희제는 1685년 중국 4개 세관, 월해관(광저우), 민해관(푸저우), 절해관(닝보), 강해관(상하이)을 대외 개방해 외국 상선이 입항하도록 했다. 이후 1757년 건륭제가 다른 3곳 세관 폐쇄할 때에도 월해관(광저우)은 그대로 남아 대외무역을 독점하며 청나라 황실에 진귀한 서양 문물과 비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칠기 병풍.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순장자들과 함께 묻혀 있던 구리 거울.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남월 궁전 풍경도.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광저우시의 별칭인 양청(羊城), 즉 ‘양의 도시’ 유래 중 하나를 보면, 기원전 887년 주나라 때 광저우 지역에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아사직전에 있을 때, 5명의 신선이 5마리의 양을 데리고 나타나, 양들이 물고 있던 곡식을 광저우시 백성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후로 광저우 지역에 기근이 멈추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도 광저우시의 별칭은 ‘양청’ 혹은 우양청(五羊城. 5마리 양의 도시) 또는 수이청(穗城. 이삭의 도시)이라고 불리고 있다. 광저우시에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중 하나의 명칭은 양청완바오(羊城晚报)이다. 따라서 3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별칭이 광저우시 사회 곳곳에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청동향로.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출토된 벼루와 2천년 된 묵(묵환)으로 쓴 글씨. 남월왕박물관. 2024 Ⓒ 김동하.
본 여행기 작성에는 「중국인문·경제지리 (2024)」 를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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