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의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제30화 - 아이슬란드 동굴 탐험, 헬라
Episode 30 - Hella, The Exploration of Icelandic Cave
아이슬란드
TOMO의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Episode 30 - Hella, The Exploration of Icelandic Cave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초기 정착민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동굴에 들어가다
액티비티의 천국, 헬라
링로드는 이트리-랑아 (Ytri-Rangá) 강어귀에 있는 작은 농촌 마을인 헬라를 통과한다. 헬라는 빙하 강인 토르사 (Þjórsá) 강 주변 평원에서 말을 키우는 중요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헬라는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는 화산 헤클라 (Hekla)와 가장 가까운 마을로, 35km 북쪽에 헤클라가 있다. 새로운 호텔이 속속들이 건설되고 있지만, 헬라는 여전히 작고 아담한 마을로 남아 있다. 조용한 마을에서 숙박하고 싶은 사람들은 헬라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으며, 남부 관광지와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30 - 신 에다 (The Eddas)
헬라에서 266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8km 정도 가면 랑가르벨리르 (Rangárvellir) 마을이 있으며, 이곳의 중세 교회 오디 (Oddi)는 고대 스칸디나비아인이자 신인 에다스 (Eddas)의 시집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프로스 에다 (Prose Edda)는 1222년 경에 시인이자 역사가인 스노리 스투를루손 (Snorri Sturluson)이 쓴 책이다. 시인들의 교과서로 쓰인 프로스 에다는 고대 스칸디나비아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단위법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해 놓았다. 스웨덴 왕인 길피 (Gylfi)가 신들의 성전인 아스가르드 (Ásgard)에 가게 되는 시인 '길파기닝 (Gylfaginning)도 수록되어 있다. 이 시에서 고대 스칸디바비아 신화, 신들에 대한 이야기, 세상이 멸망하는 사건인 라그나로크 (Ragnarök) 때 인간들의 운명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고 에다 (Poetic Edda)는 이후 13세기에 새문두르 시그푸손 (Sæmundr Sigfússon)에 의해 쓰였다. 신원 불상의 바이킹 시인들의 작품을 총망라한 책으로, 몇몇 작품은 아이슬란드 정착 이전에 창작되었다. 첫 번째 시는 볼루스파 (Völuspá, 시빌의 예언)로, 세계의 시작과 끝을 묘사했기에 창세기와 요한계시록의 북유럽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의 시들은 오딘 (Óðinn)이 룬 문자의 힘에 대해 깨닫고 시그프리드 (Siegfried)와 니벨룽스 (Nibelungs)의 전설을 찾아내는 이야기다. 훗날 와그너의 '니벨룽의 반지'가 같은 이야기에 기반해서 창조되었다. 가장 유명한 시는 스림의 서사시 (Þrymskviða)로, 토르의 망치를 훔치고, 이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여신인 프레야 (Freyja)와 결혼하기를 요청한 거인 스림 (Thrym)의 이야기다. 망치를 되찾기 위해 토르는 예비 신부로 위장하고 결혼식에 나갔다. 시의 대부분은 피로연에서 토르의 끔찍한 테이블 매너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토르는 피로연에서 소 한 마리, 연어 8 마리, 벌꿀주가 가득 담긴 가죽 부대를 먹었다고 한다.
현재 오디는 특색 없는 교회이자 농가에 불과하다.
잔디지붕 주택보다 더 오래된 역사, 헬라의 동굴
켈두르에 들린 뒤 점심 식사를 하러 엘드스토 아트 카페 (Eldstó Art Cafe)로 향했다. 흐볼스뵐루르 마을에 있는 엘드스토는 막 볶은 커피, 매일 바뀌는 가정식 (예를 들면 훈제한 양고기가 든 아이슬란드 전통 샌드위치와 핫 초코), 천천히 구운 양 정강이 살 또는 오븐에 구운 연어 등을 먹을 수 있다. 버거와 샐러드, 그리고 세 개의 층으로 된 케이크와 같은 흔한 음식도 메뉴에 있다.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식당의 최고 장점이다.
엘드스토는 아트 카페답게 아이슬란드 현지 예술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아이슬란드 도예가가 검은 빛깔을 내는 아이슬란드 흙으로 빚은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한국의 도자기 못지않게 아름다운 도자기였으며, 아이슬란드를 상징하는 검은흙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쇼핑은 레이캬비크에 가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겨우 참았다.
다음 날부터 골든 서클 (Golden Circle)을 가기로 했으므로, 숙소 또한 골든 서클과 가까운 곳에 잡았다.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마을 헬라는 아이슬란드 마을답게 수영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여기서도 수영을 즐기기로 했다. 순드라긴 헬루 (Sundlaugin Hellu)는 헬라에서 제일가는 관광지로 지열로 따뜻하게 데운 물로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온천탕, 사우나, 워터 슬라이드가 구비되어 있으며, 입장료는 1,200 크로나다. 아이슬란드 남부에서는 회픈 이후로 수영장을 갖춘 마을이 없어 며칠 동안 수영을 즐기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수영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수영을 한 뒤 헬나헬리르 (Hellnahellir) 동굴로 갔다. 란드스베이트 (Landsveit)의 헬라 농장에는 50m 길이의 인조 동굴이 있는데, 가장 깊은 곳은 지상에서 11m나 된다고 한다. 농장 창고로 들어가면 전등으로 밝혀진 어두운 길로 통하는 비밀 문을 만날 수 있다. 동굴은 700년에서 1100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5개의 오래된 굴뚝과 다양한 암각화가 그대로 남아있다. 암각화는 수도사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나헬리르 동굴은 혼자서는 방문할 수 없고,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방문이 가능하다. 가이드 투어가 나름 알차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아이슬란드의 역사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헬나헬리르 동굴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