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의 경상도 여행 이야기
제10화 - 부산에서 반드시 즐겨야 할 요트 투어
Episode 10 - Yacht Tour, The Must-Do Activity of Busan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 > 해운대구, 부산광역시 > 수영구
TOMO의 경상도 여행 이야기
Episode 10 - Yacht Tour, The Must-Do Activity of Busan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 > 해운대구, 부산광역시 > 수영구
부산에서 즐기는 요트 투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요!
부산의 핫 플레이스, 밀락더마켓
오킴스에서 점심을 먹고 한화리조트 해운대에서 꿀맛 같은 낮잠을 잔 뒤 향한 곳은 부산의 핫 플레이스, 밀락더마켓이었다. 밀락더마켓은 부산 시민들에게는 추억이 어려있는 놀이공원인 미월드 부지에 새롭게 지어진 공간이다. 밀락더마켓은 '키친 보리에'가 해운대의 '더베이101', 다대포의 '올드트리마켓'에 이어 민락동에 선보인 세 번째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 공간은 주차장이며, 2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올라가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2층으로 올라가면 밀락더마켓에 입점한 다양한 상점들과 음식점,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모두 개성이 있어 상점들을 둘러보는 데만도 한참이 걸린다. 마린시티에서 밀락더마켓까지 3㎞나 되는 거리를 걸어왔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먹거리 상점을 찾았다. 우리 눈에 들어온 가게는 바로 '리초야 (11:00-21:00, 아이스크림)'였다. 저녁 식사도 분위기 있는 곳에서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배를 채우기보다 당을 채우는 듯한 느낌으로 아이스크림을 선택한 것이다. 바다소금, 말차, 광안리 콤보, 초코나무숲 콤보 등 특이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으니 바다를 바라보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리초야를 추천한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건물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햇살을 만끽하며 광안리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이 너무나 멋지기 때문에 모두들 감탄하며 풍경을 쳐다보고 있다. 우리도 리초야에서 산 아이스크림을 들고 앉을자리를 찾았다. 금요일 평일에도 자리가 거의 꽉 찼는데 주말에 방문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올까 궁금할 따름이다. 시간이 많았다면 광안대교와 광안리 바다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경상도 여행 이야기 10 - 소막마을의 역사 (2)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이출검역소와 소막사는 광복 이후 일본에서 귀환한 동포들의 생활공간으로, 한국전쟁 당시에는 부산으로 이주한 피란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이자 마을로 변화하였다. 한국전쟁 당시 우암동에는 소막사, 천막, 판자촌 등으로 구성된 피란민 수용소가 설치되었다. 하지만 협소한 공간에서 좁게 살아갔음에도 7만 명가량을 겨우 수용하였기에 급증한 피란민들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일본이 수탈을 목적으로 건설한 소막사는 트러스 지붕틀과 목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기존 용도와 관계없이 대규모 수용이 가능했다. 소막사에는 보통 370여 세대가 살았고, 햇빛이 통하지 않아 위생시설이 좋지 않았다. 당시 이주한 귀환 동포들은 가족 수에 따라 가구 별로 면적을 배당받았고, 피란민들은 수용소에 들어가 살기도 하고, 천막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원래 사람들이 살던 우암동이었기에, 피란민들이 새롭게 지은 판잣집의 수도 급증하였다. 2~3평의 좁은 공간에 한 가족이 살았으며,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활했다. 건축 재료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흙, 나뭇가지, 대나무와 같은 자연형 재료였다. 판잣집은 3면의 벽을 옆집, 뒷집과 공유하며 붙어있었기에 벽으로 창문을 낼 수 없어, 빛도 들어오지 않고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일본의 만행을 보여줄 수 있는 수많은 건물들은 피란민들의 이주와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난개발로 빠르게 사라졌다. 복원된 우암동 소막마을의 소막사는 잊힌 우암동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소중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부산의 요트투어, 그리고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 팔레트
부산에 오기 전, 광안대교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요트 투어의 가격을 알아보았다. 주간 투어는 1인당 15,000원, 선셋 투어는 1인당 30,000원 가격이었다. 생각보다 비싸진 않아 아내와 요트 투어를 타기로 했다. 10월 당시 일몰 시간이 17:30 정도였으므로, 17:00에 시작하는 요트 투어를 예약했다.
대부분의 요트 투어는 수영 요트 경기장에서 시작한다. 수영 요트 경기장에 가보면 엄청난 수의 요트가 이곳에 정박한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가격과 서비스가 비슷하니, 어떤 업체를 선택해도 만족도는 클 것이다. 우리는 특이하게 '더베이101'에서 출항하는 요트 투어 (thebay101.com/시설안내/club-101)를 신청했다. '더베이101'에는 요트 클럽이 하나만 있기 때문에 다른 요트 클럽과 헷갈릴 일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수영 요트 경기장보다 광안대교와 거리가 좀 더 멀기 때문에 요트 투어를 몇 분이나마 더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요트 투어를 시작하기 전, 신발을 갈아 신고 구명조끼를 입었다. 주의 사항을 듣고 요트에 탑승하고 좋은 자리를 물색해 앉았지만 별로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요트가 '더베이 101'을 뒤로하고 떠나자 요트 지붕과 뱃머리에서 보는 전망이 좋아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해는 광안대교 너머로 서서히 지고 있고, 붉은빛으로 점점 변하고 있는 하늘은 요트 투어의 운치를 몇 배나 더해 주었다. 1시간 남짓 되는 시간 동안 찍은 사진만 100장이 넘을 정도로 광안리의 일몰은 아름다웠다.
요트는 광안대교를 통과해 광안리 해수욕장 쪽으로 향했다. 광안대교 바로 아래서 보는 다리의 풍경도 멋졌고, 해가 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보는 광안대교의 풍경도 너무나 멋있었다. 하얀색의 광안대교는 붉은빛으로 바뀌어 대낮에 보는 다리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요트에 앉아 태양이 산 위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런 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서 일에 치이며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시 자연의 변화를 바라보며 머리를 비우는 것. 이게 바로 여행이 주는 가치가 아닐까.
요트 투어를 끝내고 부산에서 세 개밖에 없는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 중 하나인 '팔레트 (instagram.com/palate.busan, 12:00-22:00 (15:00-18:00 브레이크타임) 화요일-일요일)'로 갔다. '팔레트'는 프랑스 요리를 기반으로 한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이다. 현재는 해운대로 이전했지만, 내가 갔을 때만 해도 이기대 공원 끝자락에 있어 찾아가기 여간 어려운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전망은 광안대교를 바라볼 수 있던 이기대가 더 나았던 것 같다.
코스 요리의 구성은 스낵, 고등어, 차완무시, 사워도우·다시마버터, 백옥돔, 메밀, 이베리코 플루마, 바질, 사워도우 아이스크림, 쁘띠푸르로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요리를 즐기기 전 입맛을 다시는 세 가지 스낵이 나왔다. 버섯 또는 토마토가 올려진 스낵, 연꽃 모양의 스낵은 코스를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어서 소스를 곁들여 먹는 고등어 회가 나왔다. 원래부터 고등어 회를 좋아했는데, 초장이나 간장이 아닌 소스에 곁들여 먹는 고등어 회라 독특했다. 다음에는 일본식 계란찜 요리인 차완무시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먹는 계란찜과 달리 수프에 가까운 느낌이라 더욱 부드럽게 먹을 수 있었다. 아내는 이 날 최고의 요리로 차완무시를 꼽을 정도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이후 다시마버터와 사워도우가 나와 빵을 즐길 수 있었다. 부산답게 해산물을 위주로 한 요리가 계속 나왔는데, 노란 소스가 얹어진 백옥돔이 다음 주인공이었다. 생선살이 부드럽고 소스와 잘 어울리는 맛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회가 얹어진 메밀국수, 그리고 메인 요리로 이베리코 플루마가 나왔다. 생선 요리가 너무나 맛있어 메밀과 이베리코 플루마는 상대적으로 평범했다. 마지막 디저트 3가지로 바질, 사워도우 아이스크림, 쁘띠푸르가 나왔다. 배가 부른데도 디저트는 또 잘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서울의 다른 미슐랭 레스토랑과 가장 큰 차이점은 부산답게 '해산물'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코스 요리 내내 해산물이 없는 요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산의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식사를 하는 내내 (현재는 볼 수 없지만) 볼 수 있었던 광안대교의 야경은 코스 요리를 더욱 멋지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었다. 다음 날 일정에 서핑이 포함되어 있는데, 팔레트에서 배부르게 먹었으니 서핑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을 만한 체력이 생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숙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