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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시내 성당과 매력적인 카페 공간
강원도 춘천의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죽림동성당은 고즈넉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건축미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끄는 곳이다. 단순히 종교적 장소를 넘어,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성당은 춘천 여행에서 놓치면 안 될 명소 중 하나다. 조용한 성당의 종소리와 풍경 속에서 마음의 평온과 특별한 감동을 느꼈던 하루를 추억해본다.
죽림동성당으로 가는 길은 춘천의 평화로운 풍경과 함께 시작됐다. 성당은 춘천의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진 고요한 동네에 자리 잡고 있어, 번잡한 도심을 지나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점점 차분해지는 기분이었다. 성당이 위치한 주변은 이름처럼 대나무 숲과 잔잔한 자연이 어우러진 곳이었다. 마치 자연이 성당을 감싸고 있는 듯한 풍경이 인상적이었으며,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어 대나무의 푸르름과 어우러지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 죽림동성당
죽림동성당은 1949년에 지어진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근대식 성당 중 하나로, 한국전쟁을 겪으며 여러 이야기를 간직한 역사적 장소다.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웅장함보다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벽돌리 지어딘 외벽과 정교하게 설계된 첨탑은 클래식한 유럽식 건축의 느낌을 주면서도, 소박함과 정갈함이 묻어 있었다. 특히, 성당의 높은 아치형 창문과 스테인드글라스는 내부를 환하게 밝히며 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느 자연광은 성당 내부를 따뜻하게 비추고,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진 성경 이야기들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면 목조 천장이 눈길을 끈다.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정교하게 조각된 목재의 디테일은 전통과 서양식 건축의 융합을 보여준다. 중앙 제단에 자리한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상은 단순하지만 그 자체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경건함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성당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은 춘천의 피난민들에게 피난처와 위로를 제공했던 곳으로,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당시 성당은 많은 이들에게 신앙적 힘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지금도 성당은 춘천 지역의 천주교 신앙의 중심지로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곳의 역사적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마음이 따뜻해지고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죽림동성당은 단순히 건축물로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희망이 스며든 장소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죽림동성당은 건축물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성당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짐이 더 큰 매력을 준다. 성당 뒤편에는 작은 정원과 묵상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조용히 앉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푸른 대나무 숲과 함께 성당 뒤편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봄에는 신록이, 여름에는 대나무의 푸름이, 가을에는 단풍이 이곳을 ㅊ자아온 이들에게 자연의 선물을 선사한다.
산책로 중간에는 작은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어,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묵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대나무 숲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그 자체로 마음의 위안을 주었다. 그 중, 저녁 무렵 성당을 배경로 석양이 물들 때,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처럼 다가왔다. 성당의 첨탑과 붉은 노을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날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만히 있다 보면, 그 날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었기에 가만히 눈으로만 담아봤다.
단순한 여행을 넘어,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해주던 공간이었다. 성당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자연 속에서 느낀 평화로움은 일상에서의 복잡함과 소음을 잠시 잊게 해준 채, 경건하면서도 빼어난 건축미와 성스러운 종교적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게 만들어 줬다. 춘천의 자연적 신앙,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진 보물 같은 장소. 앞으로도 이곳에서 느꼈던 감동과 평온함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2. 소울로스터리
시내에서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만날 수 있는 한적한 곳에 자리한 카페, 소울로스터리다. 도심 속 복잡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주변과 잘 어우러진 풍경과 모던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입구에 서면 넓게 트인 창문과 주변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큰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엿볼 수 있으며, 자연광이 카페 내부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모습은 이미 외부에서부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소울로스터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창가 자리다. 큰 유리창을 통해 이곳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많은 방문객들이 동시에 가장 선호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초록의 나무와 한적한 산책로는 마치 자연 속에서 커피를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햇살이 스며들던 낮 시간대에는 자연광이 내부 공간을 따뜻하게 채우며, 노을빛이 공간을 감성적으로 물들이기도 한다. 이곳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혹시나 관심이 있다면, 외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스피커에서 커다랗게 들려오는 노랫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도록 하자. 사실, 지인의 추천에 별 생각 없이 방문했던 곳이지만, 자연에 파묻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어 주던 곳은 살아생전 처음 겪어보는 것 같다. 정말 많은 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던 순간, 만약 이곳에 소복이 눈이 쌓인다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로 장사진과 인산인해를 이룰것이 자명해보였다.
날이 좋으나 그렇지 않으나 그저 앉아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 나에게 카메라를 꺼내서 주변을 담아보는 것을 추천했지만, 나는 그저 가만히 머무른 채 순간을 응시만 하기에도 충분했다.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대형카페 중에서도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공간. 다른 사람들이 춘천에 괜찮은 카페를 알고 싶다고 하면, 무조건 고민도 하지 않고 이곳을 추천해줄 것 같다.
아주 완벽한 당일 여행의 마무리였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