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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 한라산 눈꽃과 어우러진 붉은 애기동백꽃의 낙화가 아름답다. 애기동백꽃 명소 중, 휴애리는 온실 속 수국, 언덕 위의 유채밭과 화사하게 핀 동백으로 겨울을 물들인다.
눈꽃과 붉은 애기동백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제주는 겨울 여행의 성지다. 제주도의 겨울은 붉게 물든 동백꽃의 향연으로 시작된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제주의 동백꽃은 그 어떤 꽃보다 강인하고 아름답게 피어난다. 한라산 정상부가 하얗게 구름 모자를 쓴 날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 가면 붉은 동백, 유채꽃과 어우러진 눈꽃 한라산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
눈꽃과 동백의
환상적 풍경
제주의 동백꽃은 보통 11월 말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이듬해 3월 초까지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절정의 시기는 12월부터 1월 사이다. 이 시기에 제주를 찾는다면, 붉게 물든 동백의 향연을 가장 완벽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1월이다. 끝물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동백꽃이 꽃송이 채 떨어진다면 애기동백은 꽃잎 하나하나 떨어져 꽃나무 아래는 붉은 융단을 깐다. 그렇기 때문에 애기동백은 1월이 최적기다. 물론 나무에도 수 없이 많은 꽃송이가 달려 있다.
애기동백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때는 한라산이 하얗게 칠해지는 눈 온 다음이다. 한라산은 겨우내내 눈이 쌓여 있으니 겨울 동안 내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눈과 꽃이라는 절묘한 그림, 동백꽃이 만개한 제주의 겨울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된다. 붉은 꽃잎 사이로 스며드는 겨울 햇살, 바다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력.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제주만의 특별한 겨울 이야기를 한다.
보는 이를 감동하게 하는 이런 풍경 때문인지 올겨울에 다녀온 동백꽃 여행지, 휴애리자연생활공원과 동백낭 카페 외에도 제주에는 다양한 애기동백꽃 명소가 있다. 사람들 특히 인스타에 예쁜 사진을 올리려는 이들과 부모님과 또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중인 이들이 많이 눈에 띤다. 동백꽃 명소 중에 카멜리아힐은 동양에서 가장 큰 동백수목원으로, 80여 개국의 500여 품종의 동백꽃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애기동백 뿐만 아니라 2~3달 후에나 피는 동백나무도 많다. 동백포레스트는 둥그스름하게 다듬어진 동백나무들이 특징이며, 아기자기한 포토존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애기동백 붐을 일으킨 동백수목원, 숨도, 카페 마르노블랑도 동백꽃 명소로 꼽힌다.
4일 내내 한라산에 눈이 왔다. 얼마나 눈이 많이 왔는지 한라산 등산로인 영실, 어리목, 성판악, 관음사 코스가 전면 통제되고 1100도로와 5.16도로가 며칠간 차량통행을 금지했다. 다행히 1100도로가 열려 1100습지의 눈꽃과 상고대를 보았다. 이 이야기는 후에 쓰겠다. 나는 워낙 꽃을 좋아하는 꽃 작가라 꽃 이야기가 먼저다.
휴애리자연생활공원
동백 축제 & 유채
이번 겨울 여행에서 제일 먼저 간 꽃 여행지는 애기동백이 예쁜 휴애리생활공원이다. 휴애리는 2007년 5월에 문을 열었다. 20여 년 가까이 되었으니 공원을 가득 채운 나무들이 장성하였다. 휴애리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 축제를 연다. 봄에는 매화축제, 여름에는 수국축제, 가을에는 핑크뮬리축제, 그리고 겨울에는 동백축제다. 동백축제를 보러 갔는데 온실 안이지만 수국이 환상적으로 피어있고, 유채꽃이 절정이다. 겨울 여행이 이토록 화사할 수 있다니, 추운 겨울날 꽃향기가 가득한 휴애리 안으로 들어가 보자.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4만 평 규모의 자연 생활 체험 공원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11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동백 축제가 열린다. 수십 년 된 동백나무들이 붉은 꽃망울을 터트리는 시기가 한 겨울이라니.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이번 제주 겨울 여행에서 한라산 눈꽃과 애기동백을 가장 보고 싶었다.
초가집으로 된 매표소를 지나 오른쪽의 동백올레길로 향한다. 입구에서부터 겨울 속 초록의 이끼가 이곳은 채 겨울이 오지 않았음을 얘기하는 듯하다. 커다란 바위에 빼곡히 내려앉은 이끼는 곶자왈에나 있을 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동백올레길에 애기동백이 붉은 꽃잎을 열고 있다. 그 너머로 한라산이 아련하다. 하얀 눈과 붉은 동백의 대비가 아름다워 절로 발걸음이 멈춰진다. 한참을 그곳에 머물다 동백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향한다.
수국온실에 수국이 잘 피었다. 시든 잎 하나 없이 절정이다. 비록 온실 안이지만 지난해 수국을 제대로 못 본 아쉬움을 여기에서 해소하는 것 같다.
동백정원, 동백온실은 11월부터 1월까지 보기 좋다고 지도에 나와 있었다. 1월이면 거의 끝자락이 아닌가. 그래서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나무에 가득 달린 애기동백 꽃송이들과 바닥에 수북하게 떨어진 꽃잎이 동화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아이와 함께 온 이들은 어김없이 널을 뛴다. 동백숲 옆에 마련된 전통놀이기구를 체험하며 부드럽게 내리쬐는 겨울햇살을 받는다. 충분히 낭만적이며 겨울을 단번에 물리칠 것 같은 따스함을 안고 토굴을 지나 흑돼지 우리로 향한다.
새끼 흑돼지들이 12월 5일에 태어났단다. 10여 마리가 넘는 아기 돼지들이 엄마의 젖을 빨고 있다. ‘건강하게 자라다오’라는 말을 속으로 건넨다. 흑돼지 우리를 지나 유채꽃밭에 섰다.
노란 유채밭 위로 한라산이 한 폭의 그림이다. 한라산과 가까운데도 이토록 싱싱한 노랑이라니, 물결치는 노란색 바다다.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이라도 초승달 모양의 포토존의 유혹을 물리치기 힘들다. 눕듯이 앉아 파란 하늘을 올려다본다. 사방에 유채가 바람에 나부낀다. 분명히 겨울인데 전혀 겨울이 아니다. 화사한 꽃의 계절이다.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
064-732-2114
운영시간 : 09:00~18:00
입장료 : 13,000원(성인) / 11,000원(청소년) / 10,000원(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