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봄철의 따스한 기운이 가득해지고, 벚꽃 비가 내리는 즈음 이제 완전히 따스해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산에는 이제 벌거벗은 모습보다는 싱그러운 연두빛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을 넘어 연두빛으로 산 전체를 아우르기 시작하는 이때, 어쩌면 가을 단풍과 더불어 가장 사람이 많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산은 불암산이다. 애초에 강북구 살고 있는 나로서는 북한산을 비롯해 서울의 유명한 강북 5산이 다 가까운편이기도 하기에 언제든 마음 편하게 이 5산을 찾아갈 수 있었다. 이 강북 5산은 특히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산은 그 중 하나인 불암산이다.
불암산은 서울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수비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는 당고개역이 불암산역으로 변경되어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코스도 그렇지만 불암산을 즐기기 위해서는 불암산역이 아닌 상계역에서 내리길 추천한다. 상계역 1번 출구에서 내려 재현중학교 방향으로 가는 걸 추천하는 편이다. 길에 헷갈릴 수 있겠지만, 사실 평일 주말 모두 등산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등산 배낭을 메고 있는 사람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불암산 들머리를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정암사라는 절을 향해 가파른 임도를 따라 올라가게 된다. 정암사에 다 와서야 옆으로 빠지는 등산로 루트를 만나게 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불암산행 등산로가 시작된다고 보면된다. 이 루트는 단순하다. 가깝고 빠르게 불암산 정상을 향하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다.
정암사 가기 전에도 이렇게 화장실을 만날 수 있다.
길은 단순하게도 정상을 향해서 안내한다. 즉, 계속된 상승고도를 따라간다는 말이다. 물론, 쉬운 코스로 알려진 만큼 그렇게 가파른 길은 없는 편이지만 끊임없는 길이 이어진다는 게 사람에 따라 힘들 수도 있는 길이다. 능선을 타기 직전까지는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고, 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의 마지막이 되면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깔딱 고개 계단을 넘어가게 된다.
이후부터 이어진 길은 능선을 따라 가는 길로 아주 무난해진다. 그만큼 사람도 많아지며 각 코스를 따라 올라온 사람들로 가득해졌다. 불암산에는 이 등산로에 작은 산장이 있었다. 아무래도 국립공원이 아니다보니 가능해보였는데 굳이 먹거리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해결하고 즐길 수 있어보였다.
능선을 따라 오르다보면 조금씩 딱 트인 풍경과 나무 그늘이 함께 하는 멋진 곳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정상을 향한 길이 꽤 남아 있음에도 사람들은 그늘 곳곳에서 각자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그만큼 굳이 정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아름답고 마음이 딱 열리는 기분을 선사했다.
능선길은 마침내 암릉을 돌아 올라가는 나무 데크 계단 길을 만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꽤나 넓은 계단이기에 큰 어려움 없이 계속해서 정상으로 향할 수 있다. 암릉도 멋지고, 주변의 딱 트인 풍경도 멋진 곳. 정상 가는 길 중 이 데크길이 정말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풍경을 선사한다고 생각한다.
정상에는 마침 주말의 인파를 증명하듯 굉장히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행상 아저씨도 있었고, 남녀노소 정상에 올라왔다는 성취감을 더불어 멋진 풍경과 휴식 그리고 맛이라는 재미까지 모두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불암산 정상석은 정사잉 아닌 아래에 위치해 있고, 조금 더 높은 곳은 태극기가 있는 곳이었다. 암석에 발을 올릴 수 있는 철심이 있기도 하고 밧줄도 있지만 등산 초보거나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내려갈 때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실제로 갈 때마다 올라는 갔지만 내려가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렇듯 불암산은 정상과 그 능선에 펼쳐진 암릉이 참 멋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불암산이라는 이름에서부터가 이 산의 형태를 쉽게 알 수 있다.
불암산
불암산은 산 정상부에 있는 큰 바위가 마치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을 얻게 된것이다. 높이는 509.7미터로 필암산 혹은 천보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산 능선은 남북으로 이어져있는데 서울과 남양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불암산은 원래 금강산에 있던 산이라고 한다. 어느날 불암산은 조선왕조가 도읍을 정하는데 한양에 남산이 없어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가 남산이 되고 싶어 금강산을 떠나 한양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지금의 불암산 자리에 도착하고보니 한양에는 이미 또 다른 남산이 들어서서 자리 잡고 있었다. 불암산은 한양의 남산이 될 수 없었기에 금강산으로 되돌아갈 작정으로 뒤 돌아 섰지만 한번 떠난 금강산에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돌아선 채로 그 자리에 머물고 몰았다고 한다. 이러한 형태를 보이기에 불암산은 서울을 등지고 있는 형세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산에 대한 이야기는 꼭 금강산과 이어진다. 그만큼 아름다운 산에서 떨어져나온 산이라는 뜻이 아닐가 싶다.
불암산 정상에서 보이는 뷰. 좌측의 산이 북한산이고 우측의 산이 도봉산이다. 암벽 등반으로 오르는 인수봉과 서인봉이 뚜렷하여 쉽게 알 수 있다.
이후 수락산 방향으로 내려가서 보면 불암산 봉우리의 멋진 풍경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암릉 곳곳에 피어난 자주빛 철쭉이 유난히 다채로워 더더욱 아름다운 봄철의 불암산을 볼 수 있다.
이제 다시 상계역으로 돌아가야하는 길. 다시 원점회귀보다는 이렇게 수락산 방향으로 내려와 불암산 정상을 마주한 뒤 표지판을 따라 상계역으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암릉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많았지만 처음 올라왔던 길에 비하면 가파른 길 없이 천천히 고도를 내리며 둘러가는 길이었다. 이 길을 통해 내려가던 중 불암정도 만나게 되었고, 이 길 자체도 천천히 오른다면 큰 어려움없이 오를 수 있느 길이겠다 싶었다.
불암정에서 바라본 불암산 정상
마침 내려오고 보니 아까 올랐던 입구의 옆으로 내려온 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르는 길로는 불암산 등산로 5로 올라서 4로 내려오게 되었다. 이는 네이버 지도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가기를 추천한다. 아무래도 동네 뒷산이다보니 아주 다양한 길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불암산 태극기가 있는 곳에는 이미 온갖 날벌레로 가득한 시기였다. 조금만 더 지나면 이제 러브버그 시즌이 와서 날이 좋아도 산을 즐길 수 없게 될테니 지금이라도 얼른 봄기운으로 가득한 산을 즐기기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