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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차 막히는 시간을 피해 오전 6시에 서울에서 강릉 연곡솔향기캠핑장으로 출발했다. 대관령에 들어섰을 때는 아직 오전 10시 즈음이라 경유지 하나 추가하면 좋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강릉바우길 여흘리 안내센터에 주차하고 브로슈어를 챙겼다. 안내센터 안으로 들어가 강릉바우길 기념품을 구경했다. 바우길 패스포트 10,000원 구간별 배지 5,000원 22년 바우길 스카프 10,000원 바우길 패치는 3,000원이다. 걷기 전 화장실에 들러 몸을 가볍게 하려는데 공영주차장에서 야영이나 취사를 하지 말라는 공고문이 붙어있다. 주차장법에 의거 2024년 9월 20일부터 차박이나 캠핑카는 과태료 대상이 된다. 쓰레기 처리라던가 기본적 규칙을 지키지 않아 생긴 결과일 것이다.
놀이 시설과 야외수영장을 갖춘 커다란 펜션을 지난다. 진입로에 숙소들이 여럿인데 이용 가격이 꽤 되지만 여름엔 예약하기 힘들정도로 인기 있단다. 가격을 한번 알아봐야겠다.
삼포임을 옆으로 작은 숲길이 시작된다. 우리가 가는 길의 입구이다. 경사가 있어 발 앞머리를 바라보며 걷고 있는데 쇠똥구리가 자기 덩치의 3백 넘는 덩어리를 데굴데굴 굴리며 지나간다. 저 정도 양이면 혼자서는 일주일 이상 먹겠고, 가족과는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겠다.
3단 계단을 미끄럼 타며 시원하게 쏟아져내리는 삼포암 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치마골에서 내려온 물줄기는 이곳 삼포임에서 3번에 걸쳐 떨어지는데 수심이 깊은 가마소에 모인다. 명주 꾸리 한 타래를 다 풀어야 바닿에 닿을만큼 깊은 수심이다. 시원한 물줄기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을 보니 발을 담그지 않아도 서늘하다고 느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쉬어갔다는 대통령 쉼터와 풍욕장을 목표로 올라갔다. 해변에서 지낼 생각이라 산행에 적합하지 않은 크룩스 샌들을 신고 다녀서 다소 미끄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야자 매트나 나무 계단 등이 설치되어 있어 등산화가 아니더라도 걸을만했다.
대관령 소나무 숲을 알리는 안내문을 따라 올라가면 보강천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 '솔숲교'가 나타난다. 좁은 다리 중간에 '우측보행 하드래요'라는 안내문이 있다. 강원도가 배경인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들어본 말투인데 북한 사람도 이렇게 말하지 않나?
소나무 숲은 울창하고 쭉쭉 곧게 뻗은 소나무들의 기둥은 하늘에 닿도록 높게 자라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걸은 대관령 일대 소나무 숲은 작은 씨앗을 심어 키운 것이란다. 1922년~ 1926년 사이에 3,4개씩 산에 직접 파종해 조림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나무숲이다.
구역 면적을 400ha, 약 120만 평이고 평균 직경 36cm, 높이 23m 되는 우량 소나무 14만 본 이 생육되고 있다. 솎아베기 등 산림청의 지속적인 관리로 21세기 세계적인 소나무 숲이 되었다.
소나무는 집을 지을 때 기둥인 대들보의 재료로 쓰인다. 사람들은 소나무를 잘 자라게 지켜주는 성주신이 집안도 돌봐준다 생각했다. 상량신이라고도 부르는데 매년 10월에는 가족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는 '성주제'를 열고 있다. 성주신을 섬기는 제사로 성주제, 상량식, 성주풀이가 있다.
숯을 굽던 숯가마는 찜질방을 겸하던 때도 있었나 본데 우리가 갔을 때는 운영하지 않았다. 뜨끈한 숯불가마에 앉아 땀과 노폐물을 빼내고 많은 솔숲의 공기를 마시면 기분이 엄청 상쾌할 것 같다.
도둑제, 숯가마, 야영장 갈림길에서 잠시 길을 헤매다가 음악을 틀고 혼자 걸어오는 남자분에게 물었더니 이내 음악을 끄고 자세하게 알려주신다. 마침 가는 길이 같아 앞장 서시라 하고 뒤를 따라갔다. 이 지역에 살아서 자주 오는 숲이란다. 얼마쯤 앞에 걸어가다가 행동식 초콜릿을 건넨다. 아껴두었다가 산에서 내려왔을 때 먹었더니 맛이 더욱 훌륭했다.
잡초가 무성한 어느 사람의 무덤엔 무인석과 석재 비석이 세워져있다. 산속에 만드는 무덤은 이제 자손들을 결집시키기 힘들다.
'쏴아~~' 하고 바람이 솔잎을 타고 달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대관령 소나무 숲, 강릉 명품 숲길 인증 스탬프가 나타난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녀간 곳이라는 '대통령 쉼터' 표지가 있다. 시야가 트인 곳에 높은 전망대를 지어 놓았는데 오래 서 있기에 아찔해서 아래 풍욕상으로 간다.
수 십 명이서 있을 수 있고, 매트가 있다면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솔잎을 부추기는 바람 사이에 잠겨 쉴 수도 있다.
물 대신 바람으로 씻는 풍욕 (風浴) 은 피부 호흡을 촉진시키고, 몸속 노폐물과 독소 배출에 효과가 있다.
시계방향으로 돌아 원점회귀 코스로 걸었다. 우리와 출발이 비슷했던 두 여자분을 또 만났다. 어느 정도 근육에 긴장감을 주는 오르막길이 5-60대에게도 부담 없는 운동량을 제공한다. 예전 이 길은 강릉지방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봇짐을 지고 한양을 가던 길이기도 했다.
대관령 자연휴양림은 1988년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조성된 휴양림이다. 오죽헌, 경포대, 강릉단오제, 소금강, 정동진 해돋이, 선교장, 경도도립공원과 더불어 강릉 8경에 들어간다. 강릉 성산 지역의 소나무는 문화재 복원용 목재 생산림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정도 난이도의 걷기 길이라면 80이 되어가는 엄마와 5살 손주와 함께 와도 좋겠다.
강릉시 명품길
강릉 바우길 안내센터 20분 -> 삼포암 1시간 20분 -> 도둑재 10분 -> 대통령쉼터 40분 -> 숯가마 30분 -> 삼포암 20분 -> 강릉바우길안내센터
강릉시청
강원도 강릉시 강릉대로 33 / 033-660-2018
(사)강릉바우길
강원도 강릉시 죽헌길 9번길 17 / 033-645-0990
강릉바우길 ( 어흘리 ) 안내센터 / 월요일 휴관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삼포암길 17 / 033-647-0991
여행자 플랫폼 강릉수월래
강릉바우길 도보여행 종합안내소 & 여행자 플랫폼 ( 강릉바우길 완주인증 )
바우길 전구간 주말 정기 걷기 -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 카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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