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하이라이트

시간이 멈춰버린 소서스블레이

나미비아

by 매일을 여행하듯 2019-02-12 조회 297 2

아름다운 나미브사막의 소서스블레이와 데드블레이, 그리고 나미비아에서 추방당할뻔 한 사연...

 나, 준선과 정현, 그리고 오율... 우리는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까지 렌트카 여행 중이다.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일정은 모두 달랐지만 우리는 극적인 인연으로 케이프타운에서 처음 만났고 한 달 여를 함께 동고동락했다. 공통점이 있었다면 모두들 각자의 사정으로 금전적인 압박에 눌린 배고픈 여정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

 오율의 텐트 한 동과 렌터카가 우리의 주된 숙소였고 삼시세끼를 케이프타운에서 획득한 라면 등으로 해결하고 있는 중이었다. 렌터카는 8인승 승합차였기에 동행이 많을수록 절약이 되는 구조였다. 자리에 여유가 많았던 우리는 케이트만스호프(Keetmanshoop)에서 면진과 지윤 커플까지 우리의 여정에 섭외하는데 성공하였다.

 

1. 사막에 이르기까지

 

 우리 6명은 세스림과 나미브사막, 스와코프문트를 지나 에토샤 국립공원까지의 여정을 다시 시작하였다.

 케이트만스호프(Keetmanshoop)에서 세스림(Sesriem)까지의 거리는 약 450km.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정도로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아프리카의 도로사정을 과소평가한 대가는 컸다. 비포장 도로를 뚫고 몇 번의 길을 잃었던 우리가 세스림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두시. 당연히 국립공원 입구의 문은 닫혀 있었고 인근의 공원 밖 캠핑장 또한 리셉션이 닫혀 있었다. 차 안으로 스며든 비포장도로의 먼지를 하루 종일 뒤집어 쓴 우리였지만 차와 텐트에서 각자의 물티슈로 샤워아닌 샤워를 하고 몇 시간 눈을 붙인 후 새벽에 듄45의 일출을 보기로 결정한다.

 잠을 잤는지 못 잤는지도 모를 새 핸드폰의 알람이 울렸고 우리는 피곤했지만 일출을 볼 일념으로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국립공원 입구를 향했다. 그런데! 국립공원의 문은 여전히 닫혀 있다. 자세히 입구의 안내판을 살펴보니 문이 열리는 시각은 일출시각이었다. 세스림에서 듄45까지의 거리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이날의 일출은 볼 수 없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닫혀 있는 국립공원 입구>

 

 결국 계획은 수정되었다. 피곤한 우리는 공원 내 캠핑장에 정식으로 자리를 펴고 일단 한 숨 더 자기로 한다. 그리고 오후에 데드블라이(Dead Vlei)를 구경한 후 다음날 일출을 보고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런 일정의 변경에 당황스러웠지만 그 결정은 오히려 우리에게 반나절의 여유와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취했고 장기간 여행으로 이발을 하지 못했던 면진이는 해병대 장교와 이발사라는 전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무자격 미용사 준선의 도움으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기도 하였다.

 

 

2. 데드블라이(Dead Vlei)

 

 평화로운 오전 시간을 보낸 우리는 일단 데드블라이를 향해 국립공원 안쪽으로 이동했다. 길이라고 해봐야 사막에 줄을 그어 놓은 것 밖에 안 되는 정도였고 우리의 허약한 렌터카는 몇 번이고 사막의 모래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공원 내 4륜구동 투어차량에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탑승하였다.

 

 

<모래에 갇혀 버린 렌터카>

 

 투어차량은 얼마동안 달려 멈추었고 운전수는 여기서 부터는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보다는 어렵게 만나는 풍경의 여운이 오래가는 법! 기대를 한껏 안고 신발을 벗고 사막을 걷기 시작했다. 몇 개의 모래 언덕을 넘자 금빛 나미브 사막과는 대조되는 베이지 색 작은 구덩이가 눈에 들어온다. 데드블라이였다.

 

 

<데드블라이를 향해 가는 길>

 

<데드블라이 전경>

 

   그 광경은 참으로 오묘하고 아름다웠다.

 붉고 부드러운 사막의 언덕에 둘려 쌓인 베이지색의 단단한 바닥, 그리고 그 위에 검고 앙상한 나무들...

 

 데드블라이는 약 600년 전까지는 사막의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오아시스는 건조한 나미브사막의 기후로 결국 말라버렸고 오아시스 물의 도움으로 자라던 나무 역시 죽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 극심한 건조함 때문에 나무는 썩지 않고 그대로 말라버려 지금의 형태로 남아버렸다고 한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장미 꽃다발을 화병에 꽂지 않고 그대로 벽에 걸어두었던 것이 생각났고, 다음 생을 바라며 지금까지 잠들어 있는 미라가 생각이 났다.

 데드블라이의 나무들은 생물학적으로 오래 전 죽었지만 여태 그 자리를 지킨 채로 살아남아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고 있었다.

 

 600여년의 시간을 견뎌준 나무에게 감사를 전하며 우리는 각자의 카메라에 이 절경을 열심히 담기 시작했다.

 

 

 

 

 

 

<데드블라이의 나무들>

 

 

3. 나미브 사막의 일몰

 

 아름다운 광경에 취해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왔던 길을 되돌아 캠핑장을 향하였다. 들어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나가는 길이었지만 해가 넘어가기 직전 사막은 아까 보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사막의 모래는 해가 넘어가는 것이 아쉬웠는지 하루의 마지막을 붉게 불태우고 있었다. 그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바람이 만든 사막 언덕의 부드러운 곡선, 태양이 만든 붉고 검은 음영의 색감, 그리고 이 여행에서 자신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 헤매고 있는 나의 모습.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본다.

 이러한 광경을 눈앞에 두고는 누구도 이성적일 수 없을 것 같았다.

 

 

 

 

 

<해질녘의 나미브 사막>

 

 벅찬 감정을 가슴에 안고 황홀했던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4. 45 일출

 

 다음날 우리는 듄45의 감동적인 일출을 기대하며 오늘도 부지런히 새벽부터 움직였다. 준비를 마치고 다시 나미브 사막을 향해 출발했다. !!!!! 어제 멀쩡히 열려 있던 내부 입구가 쇠사슬로 닫혀 있었고 입구 개방 시각까지는 30분이 남아 있음을 안내표지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의 계획은 캠핑장에서 듄45 주차장까지 약 30, 주차장에서 듄45 정상까지 걸어서 약 30, 일출 직전의 하늘을 감상하며 일출을 기다리는 시각 약 30... 우리의 계산이 맞다면 지금 들어가야 했다.

 

 당황하며 차에서 내려 입구 주변을 살펴보니 입구 옆으로 엉성하게 쳐놓은 쇠사슬이 아래로 쳐져 있었고 그 위를 차가 지나든 흔적이 눈에 띄었다. 우리는 그 위를 지나 진입에 성공하였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달려 우리는 계획대로 듄45 정상에 도달했다. 밤새 바람으로 사람들이 드나든 발자국이 지워진 매끈한 곡선의 모래 언덕은 차가웠지만 부드러웠다.

 일출의 여명부터 듄45는 감동적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그 아름다운 광경을 우리끼리만 소유하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언덕 아래로 차들이 줄지어 우리가 왔던 길을 따라 오고 있었다. 우리는 약간의 우월감도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뒤 따라 들어오는 차량 행렬>

 

줄지어 오는 차에 탔던 사람들도 우리가 선점하고 있던 언덕의 정상에 도착하자 듄45의 일출 쇼가 시작 되었다. 그 명성대로 듄45의 일출은 감동적이었다.

   

 

 

<45의 일출>

 

 

일출과 사막의 아름다움에 취해 한참을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차를 찾아 내려왔다.

 

 

 

 

<45에서 인생 샷 찍기>

 

 

5. 나미비아에서 추방당할 뻔 했던 사연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제복을 입은 공원 관리인이 우리 차 앞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왜 문이 열리기 전에 들어왔냐며 벌금을 내라고 한다. 이에 우리 팀의 영어 담당 준선이가 맞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래도 관리인은 물러서지 않으며 벌금을 내라고 한다. 둘 사이의 대화는 길어졌고 또 목소리는 높아졌다. 영알못인 나는 둘의 대화를 다 듣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둘의 대화는 정확히 들렸다. “나는 당신 같은 여행자를 싫어한다!”나도 네가 싫다!”였다. 결국 화난 표정의 관리인이 우리에게 사무소로 따라 오라고 했다.

 주차장에서 사무소로 가는 차 안에서 우리는 심각한 토론을 펼쳤다. 결국 우리가 잘못한 것이니 벌금을 순순히 내자우리가 얼마나 아껴서 다녔는데 벌금을 낼 돈이 너무 아깝다. 끝까지 버티자로 나눠 토론을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사무소에 도착했다.

 사무소에 도착하자 관리인은 우리의 신분증을 요구했고 자신에게는 우리를 나미비아 밖으로 쫓아낼 권한이 있다고 말을 했다. 우리는 그 말에 움츠려 들었고 결국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하기로 했다. 대신 6인의 벌금을 3-4인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관리인을 설득하기로 했다. 우리가 용서를 구하자 관리인의 화는 다소 누그러졌고 처음 관리인이 이야기한 벌금의 60-70%만을 지불하고 무사히 그곳을 떠날 수 있었다.

 

 몇시간 동안 추방자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우리는 매우 심각했지만 일이 마무리 되자 다시 천진난만한 여행자로 금방 돌아왔다. 결국 결론은 그 정도 벌금을 지불할 정도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사막의 새벽을 경험하지 않았느냐!”,  “나미비아까지 왔는데 이정도 에피소드는 갖고 가야하지 않겠느냐!”였다.

새벽에 잠긴 출입문 옆의 처진 쇠사슬을 발견한건 나였었다. 그리고 그리로 가자고 한 것도 나였다. 나는 관리인과 대치한 한참의 시간 동안 마음이 무거웠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동행 덕분에 다시 웃으며 다음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나미브 사막[Namib Desert]

 나미브 사막은 아프리카의 남서부에 남대서양 해안을 따라 발달한 사막지대를 말한다.

 나미비아라는 국명도 이 나미브사막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으로 꼽히기도 한다.

 바람이 만들어 놓은 다양하고 큰 규모의 모래 언덕들이 줄지어 있으며 이 사구들은 국립공원 입구로 부터의 거리 및 순서에 따라 듄44, 듄45 등의 번호로 이름을 대신하기도 한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매우 건조한 지역이지만 해안과 인접한 곳에서는 바다에서 생긴 안개를 수원으로 한 동식물이 서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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