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제주기행

#3. 제주의 자연을 바라보다

제주특별자치도

by nv 2019-02-11 조회 81 1

 

 

 

 

 

#1.제주의 지명

제주에는 신선한 이름이 많습니다.

어린아이가 처음 보고듣는것에 눈이 동그래지듯

제주의 언어는 나를 계속하여 새롭게 했습니다.

 

이호테우, 섭지코지, 애월, 광치기, 김녕, 오름, 돔베고기, 정낭, 보말

세상에 없는 것 같은 몽글몽글한 이름들이지만

한국어인 이 단어들을 듣고 말하는 것이 그냥 좋았습니다.

 

 

 

 

 

 

듣고 말하는 평범한 행위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계속 입으로 따라 말해 보았습니다.

 

길을 지나며 보이는 단어와

들리는 말

말하는 이름들에서

이곳, 제주에 와 있음을 느낍니다.

 

 

 

 

 

 

#2.비자림

언젠가 우연히 제주를 담은 사진들 중, 곧게 뻗은 녹색의 나무들이 도로를 따라 서 있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최근에는 도로를 찾는 이가 많다는 이유로

아름다운 숲길을 베어내 도로를 넓히려다가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었지요.

그곳에서 머지않은 곳에 비자림이 있습니다.

 

녹색의 신비로운 숲길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제주의 자연, 비자림입니다.

 

 

 

 

 

 

이른 아침 비자림을 찾아서인지 방문객이 많지 않습니다.

맑은 비자림의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겨울인데도 숲은 제법 녹색입니다.

 

 

 

 

 

 

숲의 땅은 짙은 황토색입니다. 마치 숲을 향해 붉은 융단이 깔린 듯 합니다.

붉은 흙길의 정체는 이제는 화장품의 원료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송이(Scoria)입니다.

미네랄 성분과 흡착, 흡수, 향균성 등이 좋아 미용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발짝 한발짝 딛는 땅이 미묘하게 무릅니다.

항상 완전히 단단한 아스팔트 길이나 포장된 도로만을 걷다가 오랜만에 흙길을 걸으니 이것도 반가운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여행에서는 일상에 별 것 아닌 것들도 새로움과 반가움이 되어 나를 찾아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여행의 신비한 힘이라고 할까요?

 

 

 

 

 

 

 

날씨가 어둑어둑하여 걱정했는데

오히려 숲의 신비한 분위기를 더욱 높여주었습니다.

 

얕은 빗방울과 안개가 있으면

비자림의 분위기가 한층 더 좋다는 말이 이제야 와 닿기 시작합니다.

 

 

 

 

 

 

 

 

비자림은 동백군락이나 식물원과 같은 잘 다듬어진 정원의 느낌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다듬어지지 않아 온통 불규칙한 자연이고 깔끔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불규칙함 속에서 마음이 정돈되는 신비함을 맛보게 됩니다.

원래 당연한 것들에서 안정을 느끼게 되는 거지요.

일상에서 잊고 살아가지만, 자연은 자연 그대로 자라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청량하고 맑은 공기에 몸도 마음도 깨끗해집니다.

 

 

 

 

 

 

마침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려옵니다

우거진 숲 사이로 내리는 빛에 비자림은 조금 더 신비로워집니다.

 

돌 위로도 나무 위로도

파르스름한 이끼가 온통인 덕에 숲은 좀 더 완전한 녹색으로 보입니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이어져 한 나무로 자라는 연리목 비자나무입니다.

부부가 한 몸이 되는 과정과 닮아 사랑나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드물게 만날 수 있는 광경에 계속해서 지켜보게 됩니다.

 

 

 

 

 

 

 

 

 

 

 

#3. 식도락 제주

제주를 찾는 이들은 한끼도 소중하게 여깁니다.

 

간장으로 양념한 돼지고기를 밥에 얹고 야채와 된장을 비벼 먹는 돼지고기 간장덮밥, 강된장 덮밥

제주도 사투리로 고둥을 뜻하는 보말을 넣고 국수와 함께 끓인 보말 칼국수

언제 보아도 반가운 파전

 

 

 

 

 

 

 

너무나 제주스러운 특별한 음식만을 다녀갔다면

한번쯤은 조금 힘을 덜어낸 편안한 식사도 좋을 것입니다.

 

 

 

 

 

 

 

 

#4.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제주를 사랑한 사진작가 김영갑, 그리고 그의 작품이 전시된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폐교였던 삼달분교를 리모델링하여 탄생한 갤러리입니다.

 

사진가로 활동하던 그는 잦은 작업이 있던 제주의 매력에 강하게 이끌려

제주도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섬의 일부와 같은 생활을 하며

수행자와 같은 사진을 남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그는 우리 곁에 없지만

그의 사진은 남아

제주를 바라보던 시선, 제주에서 느끼던 감정, 제주를 생각하던 철학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줍니다.

 

 

 

 

 

 

그는 파노라마 중형 필름 카메라를 주로 다루었습니다.

길게 제주를 담아내었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진과는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림과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휘몰아치는 제주의 바람마저 담고 싶어했을 그의 염원이 사진에서 느껴집니다.

 

갤러리의 내부이기에 작품의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온전히 오랫동안 바라보며 그의 예술을 느끼는데 집중했습니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의 입장표는 제주의 사진이 담긴 엽서입니다.

지나는 길에 이곳에 들러

제주를 매우 깊게 생각했던 한 사람의 시선에 함께 서서 바라보기를 바랍니다.

 

 

 

 

 

 

#5. 일몰

해 질 무렵

하늘이 붉게 물들어갑니다.

 

문득 일몰을 보고싶은 마음에 근처 항구를 찾아갑니다.

멀리 등대위로 해가 저물어갑니다.

 

 

여행 속 오늘도 천천히 흘러갑니다.

 

 

 


- 비자림제주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55

- 김영갑갤러리두모악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로 137

- 위미항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중앙로 196번길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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