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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방방곳곳 누비다.

당신의 영감을 찾아줄 '우연히 웨스 앤더슨 展'

서울특별시

by 러에 2022-01-14 조회 1782 0

서울에서 만난 전시,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에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게 무어냐 물어본다면, 나는 전시회라 말하고 싶다. 제주에도 물론 좋은 전시들이 있지만, 그 양은 확실히 서울에 비교할 것이 못된다. 전시, 뮤지컬, 연극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내게 제주는 이런 아쉬움이 늘 남아있다.

얼마 전, 회사에서 1월 1일부터 9일까지 휴가를 주었다. 그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나는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택했다. 하지만, 항공권을 예매한지 단 이틀 만에 오미크론이 발생했고, 바르셀로나를 다녀오면 2주간의 격리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나는 고민하다. 바르셀로나 비행기를 취소하고 서울행을 택했다. 밀려있던 전시회를 보기 위해.

그중 가장 먼저 만난 전시회 '우연히 웨스 앤더슨 展'

나는 이곳에서 영감을 마음껏, 양껏 누리고 왔다. 바르셀로나의 아쉬움을 달래며.

우연히, 웨스 앤더슨 展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2가 280-6 그라운드 시소 성수

AWA 프로젝트, Acidentally Was Anderson의 줄임말이다. 직역하면 우연히 마주친 웨스 앤더슨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웨스 앤더슨은 영화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을 만든 감독을 지칭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미국 부르클린에 거주 중인 월리와 아만다코발(Wally & Amanda koval) 부부의 여행 계획 버킷리스트를 구상하며 시작되었다. 이들은 현실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등장할 법한 장소를 포착하여 동명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를 했다. 마음이 편해지는 대칭 구도, 시선을 끄는 강렬한 무늬, 알록달록 파스텔 색감이 더해진 이미지까지. '미장센의 대가'라 불리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감성'은 전 세계인의 마음을 관통했다.

AWA팀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과 더불어 '모험가'라 칭하는 전 세계의 팔로워들로 하여 제보받은 이미지를 피드에 올리며 적극적 소통을 한다. 이런 아카이빙은 모험가의 흥미로운 장소를 큐레이팅 하고 공유하며, 호기심을 부르고, 충족시켰고,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불렀다.

그라운드시소 성수

이곳에서 열리는 두 번째 전시이자 아티스트 ACCIDENTALLY WES ANDERSON의 국내 최초 대규모 전시 <우연히 웨스 앤더슨 :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는 세계 각지의 비밀스러운 장소를 모험하는 이들의 여정을 동참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이름처럼 우연히 마주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같은 이미지 300여 점을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여행과 관련된 10가지 키워드로 큐레이션 하여 다양한 콘텐츠로 선보인다.

당신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특별한 순간으로 모드를 전환할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선택한다.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는 당신의 추억을 재충전을 하기도, 완전히 새로운 기회를 만나기도 하며, 이곳에서 만나는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마주하는 것 또한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코로나로 인해 빼앗겨버린 여행의 시간, 이 전시는 그 시간의 회복을 기리며, 방출 시키기를 바란다. 꾹꾹 담아왔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본격적으로 펼쳐볼 시간을 고대하며.

이 글을 쓰는 나도 여행과 함께 삶을 살아가던 한 명이었다. 1년의 10분의 1은 해외에서 생활을 하던 나기에 지금의 상황은 달갑지 못하다. 그래서 나는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로 이주했다. 그리고 그 울분과 아쉬움을 제주에서 고스란히 채우고 있다. 여행을 빼앗겨버린 당신에게, 나는 이 전시를 추천한다. 당신의 울분을 아주 조금은 해소시켜줄 테니.

EUROPEAN CLASSIC

역사와 경험이 켜켜이 쌓여 보존된 다양한 유럽 국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섹션이었다. 많은 사람이 배낭여행으로 찾거나, 첫 해외여행으로 떠나는 유럽. 그 기억과 매력이 이곳에서 다시 되살아난다. 신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양식, 혹은 그것들이 혼합된 외형의 창틀과 기둥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풍경은 축적된 시간을 감탄하게 한다. 궁전, 극장, 성당, 그리고 박물관 등 화려하고 클래식 요소가 가득 담긴 유럽의 여행지를 이곳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THE FRENCH DISPATCH

언제나 독특한 주제와 구도, 색감의 연출로 '우연히 웨스 앤더슨'에게 모티브와 인사이트가 되었던 웨스 앤더슨 감독. 그의 열 번째 영화인 '프렌치 디스패치'는 프랑스 앙굴렘에서 촬영되었다. 그리고 2021년 8월, '우연히 웨스 앤더슨'팀은 영화의 실제 장면을 발견하기 위해 이 도시를 방문했다.

영화에서는 실제 모습이 짧게 등장하지만, 세트를 걷어내고 온전히 그 지역을 알아보는 과정은 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우연히 웨스 앤더슨' 展을 나오며

우연히 웨스 앤더슨은 내게 커다란 영감으로 다가왔다. 사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이들의 사진, 그리고 색감은 닮고 싶은 부분도, 또 오마주 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그뿐 아니라 섹션마다 달라지는 분위기는 영감을 수집하기에 알맞았다. 요새 유행하는 MBTI. 그 분류처럼 섹션마다 달라지는 모습은 모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자 하는 노력처럼 보였고, 그 모습이 내겐 유독 좋았다.

* 만약 전시를 고민하고 있다면,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를 추천한다. 코로나 시기로 굉장히 많은 사람이 찾아 어쩔 수 없는 대기가 따르기에 평일날 전시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말이면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기도 한다고 하니 말이다.

두피디아

당신의 영감을 찾아줄 '우연히 웨스 앤더슨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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