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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수국 그리고 이국적인 느낌의 해수욕장
학기 그리고 방학 기간이 다가오면서, 얼마 남지 않은 휴가 시즌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국내로 또 다른 사람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겠지만, 이번 여행기에서는 얼마 전, 다녀왔던 제주도에서의 시간을 공유해 볼까 한다. 사람들이 여름의 제주도 하면 떠올리는 요소들 또는 반드시 제주도에 가봐야 되는 이유. 그렇게나 많이 제주도를 다녀왔다 싶었지만, 매번 내륙지방과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던 제주도는 항상 찾는 이로 하여금 설렘과 신선함을 동시에 갖게 만든다.
그렇기에 나는 매번 생각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여긴 분명 다른 무언가를 갖고 있을 거란 생각과 함께. 비행기가 착륙한 뒤, 공항 바깥으로 나와보면 항상 보이던 야자나무와 함께, 차를 타고 제주시 바깥으로만 나와도, 환경 그 자체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한라산을 뒤로한 채, 매번 제주도를 나 혼자 찾을 때마다 서귀포에 장기간 숙박을 잡곤 하는데, 이번에는 문득 올 하반기에 면허를 따야겠단 생각을 만들어 준 계기가 됐다.
1. 답다니수국밭
무난하게 이후, 그 다음 단계를 도전해 보고 싶다면, 화려하게! 이후, 그 단계에 적응이 됐다면, 그 속에서 나만의 질서를 찾게 된다. 사실, 개인적으로 제주도의 수국은 이미 매우 익숙한 여행 키워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이 지난 뒤, 오랜만에 그 아련했던 산소방울들이 매우 기다려 졌고, SNS에서 이곳을 확인한 뒤, 제주공항에서 차를 몰아 바로 이곳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1시간 뒤, 우리는 알아서 "이거다"를 연발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각자의 손에는 카메라가 잡혀 있었다.
혼인지와 휴애리 그리고 카멜리아 힐의 그것들이 사뭇 다른 매력을 가졌다면, 답다니수국밭은 제주도에서 만났던 그 모든 매력들을 한 곳에 담아둔 것 같았다. 꽤나 익숙했던 피사체들 그 주변에 다채로움이 더해지니, 이 섬에 거주 중이던 스냅 작가님들은 물론이거니와, 방문객들이 입을 모아 이곳을 칭찬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그 규모는 상당했으며, 안쪽으로 한참을 돌아 길을 개척하니, 숨겨진 세상을 내가 다 가진 것과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입장권을 구매할 때, 느껴지던 주인분의 자부심. 그래서였을까? 맑은 햇살을 머금은 채, 창고로 보이던 그 건물 또한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나를 포함해 같이 온 지인과 주변을 맴돌던 모든 사람들이 그걸 배경으로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입장권에 1,000원을 더하니, 수국을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금방 식재된 수국 한 송이를 따다 내게 건네줬다. 자연스레 하늘에 가져다대니, 청량감 그 자체로 느껴졌으며, 투자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같이 가져갈 수 있었다.
아쉽게도 이곳은 오직 연 중, 수국철에만 운영한다는 정보도 같이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때문에 여행기를 올리는 지금은 굳게 문을 닫았겠지만, 당시를 기록해 둔 사진들을 어루만지며, 추억 속으로 또 다른 여행을 떠나본다. 구석구석을 거닐며 요청과 동시에 건네받은 카메라들 중, 답다니수국밭을 찾은 가족단위 여행객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오직 제주도 그리고 이곳에서만 느껴볼 수 있었던 분위기. 벌써부터 내년이 꽤나 기대가 된다.
2. 표선해수욕장
숙소가 자리한 성산읍으로 향하던 중, 차가 사전에 설정한 목적지에 멈춰섰다. 서귀포 시가지 그리고 섭지코지 그 사이. 문득 이런곳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만큼 상당히 이국적인 곳이였으며, 함덕? 김녕? 등 다른 유명 제주도 해수욕장이 생각났지만, 하늘과 맞닿은 물의 색을 보자마자 바로 감탄사를 연발하기 아주 바빴다. 반대편까지 널리 펼쳐진 채, 아직 한창 더워지기 전,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던 사람들의 모습이 참으로 반가웠던 곳, 표선해수욕장이다.
잔잔하게 모래사장으로 다가오던 파도. 그 위를 부지런히 지나가던 패들보드와, 물놀이를 즐기던 사람들의 모습이 한 곳에 얽혀 있었다. 여행 그리고 카메라가 묵직해지기 시작하며, 어느샌가부터 풍경의 매력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였을까? 음료수 '밀키스'가 생각나는 옥색의 물빛을 보곤, 나는 또 다른 무한 감탄사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이게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건가?라는 의구심을 쉽사리 떨칠 수가 없었다. 분명, 내 눈앞에 실존하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마음 같아선 반대편까지 다녀오고 싶었지만, 해수욕장의 규모를 보곤 빠르게 생각을 접어본다. 이곳에 같이 온 지인은 정자에 덩그러니 누워있던 대형견과 친해져, 그늘진 곳에서 교감중에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나홀로 여행 중, 강아지나 고양이 곁을 지나가면 항상 녀석들의 눈에 서린 경계사인을 보곤, 서둘러 자리를 피하기 바빴는데, 이 아이는 자연스레 어울리고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혹시나 녀석이 경계할까 가까이 다가가진 못한 채, 주변을 맴돌았지만, 이곳의 분위기를 프레임에 고스란히 담은 만큼, 순간을 자연스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해수욕장의 규모가 워낙 넓다 보니, 성수기에 이곳을 찾아도 날씨의 방해만 없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곳이었다. 더불어 드는 생각.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우도' 그곳의 바다가 정말 아름답다고 소문이 나 있어, 코로나가 한창일 적, 그곳에서 신혼여행을 온 사람들이 있다곤 했다. 그리고 호불호가 전혀 없을 만큼 입을 모아 칭찬을 하던데, 올여름이 가기 전, 한 번 다녀와서 기록을 남겨봐야겠다.
가끔, 사진에 담긴 해수욕장의 모습들을 보면, 반대편에서 불어오던 그 잔잔한 바람결의 여운이 느껴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