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공원(Golden Gate Park) 안에 자리한 드영 박물관의 유명세는 건축에서 시작한다. 분수대 뒤쪽의 엄지척 건물이다. "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목록에 수록되어 있으며, 스위스 출신 "헤르조그 앤 드뫼롱(Herzog & de Meuron)"이 설계했다.
헤르조그와 드뫼롱은 7살때부터 친구였고, 함께 스위스 연방 공대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함께 설계사무소를 차렸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2001년 수상했다. 박물관 명칭인 "드영"은 샌프란시스코의 언론 재벌이었다고 한다.
아래 번외의 사진 하나 업로드한다. 네이버에서 드영박물관을 검색하니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 초입에 있는 "드영뮤지엄(De Young Art Museum)"이 나온다. 혹시나 미국의 드영박물관과 연관되어 있나 살펴봤는데, 소개를 보니 '영원한 젊음'을 모토로 2018년에 광주광역시에 개관한 사립미술관이라고 한다. 상관없다!?
(c)드영미술관(De Yougn Art Museum)
드영박물관 앞으로 분수대가 있고, 그 주변에는 골든게이트공원의 다양한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다. 아래 사진은 드영박물관 앞에 있는 라이드아웃분수(Rideout Fountain)이다. 호랑이가 뱀과 싸우고 있는 형상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분수대이다. 건너편의 건조물은 "LIFT EVERY VOICE"라고 써 있는 야외 뮤직홀(Music Concourse)이다.
그 반대편 정면에는 "모뉴먼틀 레커닝(monumental reckoning)" 기념물이 세워져 있다. 1619년 350명의 앙골라 흑인들이 미국에 상륙하여 미국에서 최초의 노예 제도가 시작되었다. 조각상은 당시 노예주인 프랜시스 스코트 키의 모습인데, 흑인 차별을 외치는 시위대에 의해 철거될 위기였으나, 오히려 역사를 상기시키는 의미에서 남겨 놓았다.
다른 시각에서 촬영한 드영박물관이다. 샌프란시스코예술박물관(FAMSF) 안에 아래의 드영박물관과 리전오브아너(Legion of Honor)의 2개의 뮤지엄이 있다. 후자는 링컨공원(Lincoln Park)에 있다. 건축물은 2005년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으로 태어났다. 겉으로 보기엔 평평한 직육면체 건물 위에 엄지척을 하고 있는 형상이다.
드영박물관의 위치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20% 크다는 골든게이트공원 안에 위치한다.
헨리 무어의 추상 조각품과 그 뒤로 팝아티스트 클래스 올덴버그의 옷핀, 그 뒤로 드영박물관 건축물이 자리한다.
실제로 건물을 들어가면서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건물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를 나타내는 화살표를 따라 들어갔다. 한글로 "환영합니다"가 써 있다. 전 세계 언어로 환영한다는 표현을 해 놓은 것 같다. 그 앞에 돌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는 바, 공사를 하다가 남은 채석장의 바윗돌인가 했는데, 역시나 작품이다. 앤디 골드워시(Andy Goldsworthy, 1956~)의 <Drawn Stone>(2005)이다.
아래 건축물의 그늘 아래에 조성되어 있는 테이블은 뮤지엄 카페의 야외 테라스이다. 주변을 좀 더 돌아보고 카페에서 점심을 주문하기로 했다.
동판으로 이루어진 건물 외벽은 내부인지 외부인지 구분이 헤깔리기도 하다. 그런데 망사 동판이라서 그런지 하늘의 빛을 여과하면서 답답하지 않고 시원함을 선사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차갑게 느껴지는 재료로 딱딱하게 보일 수 있는데, 그 안에서는 태양빛이 투과하고 그 아래에서 이곳저곳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친근하다.
설계사무소인 헤르조그 앤 드뫼롱의 건축 작품을 보니, 내가 2017년에 다녀온 곳도 있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카이샤 포럼(Caixa Forum) 건축물이다. 아래는 당시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이다. 건물을 자세히 보면 특이하게도 창문들이 있던 자리가 다 막혀 있다. 디자인인가?
당시에는 건축에 대한 것을 잘 몰랐다. 지금 보니 새롭다. "헤르조그 앤 드뫼롱"은 레노베이션 전문가라고도 하는데, 이 마드리드의 카이샤 포럼이 그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그래서 새 건물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현대적 감각이라고 느꼈다. 오래된 전력 발전소의 외벽을 남기고 내부를 새롭게 구성했다.
카이샤 포럼의 내부 층계 모습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드영박물관의 내부 대비하여 더 감각적이다^^
마드리드의 카이샤 포럼과의 대비를 위해 드영박물관의 내부 사진을 우선 업로드한다.
제임스 터렐의 <스카이스페이스>로 가는 길이다. 터렐은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강원도 미술관 "뮤지엄산"에 터렐 명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편하게 걸어다니면서 명상을 하는, 혹은 휴식을 취하는 곳이라고 추정된다.
왼쪽 표지판은 "코요테 경보(Coyote Alert)"이다. 도심에 코요테가 출몰하다니, 골든게이트파크가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크다더니 야생 코요테가 살 정도의 울창한 숲이 조성되어 있나 보다^^
터렐의 스카이스페이스를 들어가 보자. 입구에 대나무 숲이 양쪽에 세워져 있어 운치를 더한다.
붉은 색으로 만든 둥근 형태의 복도를 따라 들어간다.
아치형 입구가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봐야 할 것 같다.
들어가니 둥그런 원형 형태의 구조물 안에 앉을 수 있도록 벤치가 둥그렇게 조성되어 있다.
그곳에서 위를 쳐다보니 둥그런 구멍이 뚫려 있다. 하늘이 푸르다. 나무가 약간 보인다.
그런데 시각을 달리하면 나무가 사라진다. 경험주의 철학자 조지 버클리 왈, "존재는 피인식이다" 다시 말하면, 존재한다는 것은 내가 인식했을 때만 이라는 것이다. 내가 보면 존재하고 내가 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관점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절대적인 것은 없다. 보는 시각이 제각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점도 다르거니와 시간의 추이에 따라 항상 변화한다. 그래서 아래에서는 하늘에 구름이 없다. 시간에 따른 차이와 반복이다.
사실 크게 대단한 건 없다. 통로를 따라 걷다가 앉았다가 하늘을 쳐다봤다가 다시 출구로 나오면 된다. 참 출구와 입구는 구분이 없다.
드영박물관 전시관 2층에서 내려다 본 장면이사. 터렐 스카이 스페이스의 윗모습이다^^
정원에도 다양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래 사진에서 파란색 머리의 핀 <Corridor Pin, Blue>(1999)은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이다. 그는 서울 청계천의 소라 형상인 조각품 <스프링>의 작가이다. 말도 많았던 작품인데, 사실 그는 평범한 일상 용품을 어마어마하게 크게 제작하여 효과를 본 작가이다. 사물의 낯설게 보기로 성공했다.
사과들이 정원에 흩뿌려져 있는데, Gustav Kraitz의 <Apples>(2005)이다.
더 깊숙이 산책하면서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길도 있다.
Stephen De Staebler(1933~2011)의 작품 <Winged Woman Walking VI>(1990)이다. '걷고 있는 날개 달린 여인'이라고 해석되는데? 날개가 있으면 뭐하나, 저렇게 성한 곳이 없는데..
산책길 숲 속에서 바라본 드영박물관 건축물이다.
내부로 들어갔다.
1층에 어디서 본 그림이 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로 보이는데.. 타이틀이 <Guernica in Sand> 모래로 만든 게르니카이다. 대만의 작가 Lee Mingwei의 작품이다. 위에 돌덩어리도 놓여 있다. 이 박물관에서 직접 제작한 듯하다.
2층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은 직접 와서 만들고, 폐기하는 것이다. 모래이니 영원할 수가 없다. 그것 자체가 목적이다. 그래서 사진으로만 남긴다.
2층의 모습이다. 건축물이 특이하기는 하다. 유리로 되어 있고, 그 바깥쪽에 동판으로 둘러싸여 있다.
만약에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조윤아의 현대 미술 강좌를 듣지 않았으면 이것이 작품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에드 루샤(Ed Ruscha)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유럽스럽지 않고 미국스러운 작가이다.
드영박물관의 뮤지엄 카페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2명이 먹으면 세금과 음료수까지 50~55US$정도 나온다. 한화로 6~7만원이다. 요즘 환율이 너무 올라 비싸다 흠... 미국 여행을 1년전 계획했다가 다리를 다쳐서 올해 2024년에 가면서 돈이 더 들었다. 여행을 계획했을 때, 할 수 있을 때 하는 거라는 신조를 가지고 말이다^^
요즘 뮤지엄 카페의 음식은 훌륭하다. 그래서 하루종일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도 된다.
드영박물관 맞은편에 있는 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 박물관이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여행기 처음에 소개한 야외 콘서트 건조물이다. lift every voice라는 문장이 마음에 든다. 인종 성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현실에서 불가능하다. 그냥 최대한 노력하자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