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의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제29화 - 아이슬란드 역사 유적, 켈두르
Episode 29 - Keldur, The Historic Remains of Iceland
아이슬란드
TOMO의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Episode 29 - Keldur, The Historic Remains of Iceland
아이슬란드
잔디지붕 주택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유적지, 켈두르에 가다
하루 일정의 마지막은 셀라얀즈포스 폭포로
링로드를 따라 운전하면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Eyjafjallajökull)의 단층을 깎아지른 60m 높이의 폭포인 셀라얀즈포스 (Seljalandsfoss)를 볼 수 있다.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폭포 뒤로 갈 수 있으며, 우렁찬 굉음과 함께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내는 풍경이 정말 멋지다.
토르스 모르크 도로 (Þórsmörk road)를 따라 북쪽으로 500m 정도 걸으면 또 다른 폭포인 글리우프라뷔 (Gljúfrabúi)가 나온다. 글뤼우프라뷔는 겉에서 보기엔 눈에 띄지 않지만, 물로 가득 찬 좁은 길 위 징검다리를 따라 걸으면 만날 수 있다. 물줄기가 내려오는 곳만 구멍이 뚫려 있어 마치 동굴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셀라얀즈포스 폭포만 보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지만 글리우프라뷔도 꼭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셀라얀즈포스는 링 로드에서 아주 인기 있는 장소로, 토르스모르크로 향하는 버스를 타는 장소다. 토르스모르크는 큰 강을 가로질러 가야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특별 차량을 타고 가야 한다. 토르스모르크로 가는 길은 마르카르플요트 (Markarfljót) 강 동쪽에서 시작하여 셀라얀즈포스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엄청난 장관을 뽐내는 4륜구동차 전용도로로 접어들게 된다.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 29 - 플리요츠리드 (Fljótshlíð)
흐볼스뵐루르 (Hvolsvöllur) 마을을 지난 뒤 링 로드를 따라 비크 (Vik)를 향해 동쪽으로 나아가면 세 가지 샛길이 나온다. 첫 번째는 플리요츠리드 (Fljótshlíð) 마을로, 흐볼스뵐루르 마을 동쪽 끝에 있다. 두 번째는 254번 국도로, 12km 정도 가면 베스트만나이야르 (Vestmannaeyjar) 섬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란데이야회픈 (Landeyjahöfn) 항구가 나온다. 세 번째 길은 249번 국도로, 셀라얀즈포스를 통과해 북쪽의 토르스모르크로 향하는 길이다. 링로드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2010년 유럽 전체에 화산재를 뿌린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Eyjafjallajökull) 화산 하부로 진입하며, 곧이어 스코가르 (Skógar)가 나온다.
플리요츠리드는 261번 국도를 따라가면 나오는 이끼 덮인 언덕으로, 글루가포스 (Gluggafoss)와 같은 폭포를 만날 수 있고, 마르카르플요트 강 삼각주와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포장도로는 니알 사가에 등장한 군나르 하문다르손 (Gunnar Hamundarson)의 집이었던 흘리다렌디 (Hlíðarendi)의 농장과 마을을 지나면 끝나게 된다. 4륜 구동차가 있으면 등산객들의 천국인 란드만날라우가르 (Landmannalaugar)와 틴드퍄틀 (Tindfjöll)로 갈 수도 있다. 지도상으로 보면 정말 가까워 보이지만, 토르스모르크는 F249번 도로로만 갈 수 있다.
신들의 땅은 들어가지 못했지만 역사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던가
셀라얀즈포스 폭포를 들린 뒤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남쪽의 농장 겸 식당인 감라 피요시드 (Gamla fjósið)였다. 1999년까지 외양간으로 사용되었던 곳을 개조하여 만든 식당으로, 농장에서 직접 기른 가축을 주재료로 사용해 버거, 볼케이노 수프 (Volcano Soup)와 같은 음식을 요리한다. 나무로 만들어진 바닥과 대들보,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과 함께 거대한 목재 우리가 잘 어울리는 곳이다. 우리 부부는 버거와 함께 볼케이노 수프를 시켰는데, (적어도 볼케이노 수프에서는) 아이슬란드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맛있는 식사였다.
고된 일정을 마치고 농장이자 호텔인 호텔 플리요츠리드 (Hotel Fljótshlíð)로 갔다. 파란색 지붕이 얹힌 하얀 농장 건물의 객실은 호텔 스타일, 게스트하우스 스타일, 여름 별장, 침낭, 텐트 등 다양한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다. 온수가 나오는 욕조에서 쉴 수도 있고,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준비되어 있다. 호텔 내 식당에는 아이슬란드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아침 뷔페도 신청하면 먹을 수 있다. 흐볼스뵐루르에서 동쪽으로 12.5km 위치에 있다.
호텔에서 쉬면서 아내와 다음 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래는 토르스모르크에 가서 등산을 즐길 생각이었지만, 날씨 때문에 빙벽 등반을 스카프타펠 등산으로 대체했기에 등산하기엔 아내의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듯했다. 스코가르에 이어 다시 한번 플랜 B를 발동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았다.
다행히도 흐볼스뵐루르 주변에 볼 만한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 있었던 곳은 라바 센터와 켈두르 (Keldur) 라는 곳이었다. 라바 센터 (LAVA Centre)는 아이슬란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인 화산과 용암을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동원해 설명하고 있는 곳이다. 여러 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에서 지진 시뮬레이터 (리히터 스케일로 4.0과 동일하다), 화산 재와 비슷한 연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라바 센터를 보고 나면 지진과 화산 분출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켈두르 (Keldur)는 흐볼스뵐루르 서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로, 비포장 도로인 264번 국도를 따라 란가르벨리르 (Rangárvellir)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8km 정도 가면 된다. 켈두르의 상징은 잔디지붕으로 된 농장이다. 니알 사가에 등장하는 잉야르두르 회스컬드손 (Ingjaldur Höskuldsson)이 소유했던 역사적인 정착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켈두르는 국립 박물관 역사 유적 관리소 (National Museum Historic Buildings Collection)이 관리하고 있으며, 흥미로운 전시품과 목가적인 풍경이 매력적이다.
비록 가고 싶었던 토르의 땅 (토르스모르크는 토르의 땅이라는 뜻이다.)에는 가지 못 했지만, 라바 센터와 켈두르에 간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지금까지 아이슬란드 인들의 역사에만 주목했지, 아이슬란드 인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알지 못했기에 라바 센터는 아이슬란드 전체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뒤이어 방문한 켈두르에서는 아이슬란드 인들이 처음에 어떻게 정착해서 살아왔는지를 볼 수 있었다. 켈두르의 잔디지붕 주택에 들어가려면 방문한 뒤 투어를 신청해야 하는데, 해설하시는 분도 상세하게 설명해 줘서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켈두르 여행도 스코가르처럼 플랜 B가 아니라 플랜 A가 아니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