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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FUKUOKA
DAJAIFU
후쿠오카에서 한 시간 남짓, 지하철을 타고 가면 다자이후라는 도시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이 많이 사는 동네는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이곳은 규슈 지역의 중심지이자 경제,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장소였다. 그래서일까. 다자이후는 매년 700만 명 이상의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지역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후쿠오카에서 멀지 않기에, 일본 본연의 감성을 느낄 수 있기에 이곳은 선택받는다. 보통 우리는 우리와 다른 일본의 감성을 느끼고 싶으니까. 그런 다자이후에는 <덴만구>라는 신사가 있다. 다자이후를 방문하면 꼭 들리는 목적지 덴만구. 이곳은 일본인에게도, 여행객들에게도 사랑받는 장소이다. 이번 여정은 덴만구까지 향하는 여정을 담는다. 사람이 북적이는 골목과 일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다자이후 본연의 모습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이곳. 그 여행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다자이후에 가다
다자이후로 향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하카타 역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고, 또 다른 방법은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고 니시테쓰 선을 타고 다자이후에 가는 방법이다. 하카타 역에서 출발을 한다면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제일 좋으나, 나는 처음은 기차로, 두 번째는 버스를 이용해 두 가지를 모두 비교해 보기로 했다. 다자이후로 가는 기차는 여행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마주 보고 앉아 기차는 왠지 도시락 하나를 까먹어야 될 것 같은 낭만을 선사했다. 물론, 한 번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다. 버스로 가는 것은 일단 편했다. 한 번에 다자이후에서 하카타 역으로 인도했다. 물론, 버스는 기차보다 낭만은 덜 했다. 두 개의 장단점은 극명했다.
다자이후에서 먹어야 할 것들 <명란 바게트, 매화떡>
다자이후 역에 도착하면 그때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아기자기해 귀여운 경찰서가 입구에 있다. 두 대의 오토바이가 서 있는 모습은 이곳이 일본임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듯했다. 경찰서를 지나면 좁다면 좁은 골목이 나타난다. 덴만구를 가려면 이 골목은 필수로 지나가야 한다. 골목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존재했다. 먹거리는 크게 두 가지를 눈여겨볼 수 있는데, 하나는 후쿠오카의 3대 요리 중 하나인 멘타이코를 넣어 만든 바게트가 유명하다. 짜게만 느껴질 것 같은 명란 바게트는 오히려 담백하다. 바게트와 조화가 되는 게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기에 다자이후에 온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다. 또 하나는 우메가에 모찌라고 불리는 매화떡이다. 쫀득한 식감에 달짝지근한 팥 고명이 들어있는 매화떡. 가운데 매화 모양이 들어간 떡은 한국에서도 많이 맛본 듯한 익숙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쫀득하고, 달콤한 건 언제나 옳다. 참고로 우메가에 모찌는 떡을 먹으면 병마를 물리치고 정신이 맑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더욱 인기가 많다.
어서 와요. 도토리 숲
골목 위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캐릭터들이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이웃집 토토로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캐릭터들이 좁은 매장 안에 꾹꾹 눌러 가득 담겨있다. 사고 싶은 것 투성이인 이곳. 들어가는 순간 두 손 가득 들고나오는 단점이 있는 굿즈 숍은 그럼에도 가야 하는 장소 중 하나였다. 여기서 캐릭터 하나를 들고나오는 순간 거리는 파스텔톤의 애니메이션 세계로 변할 테니.
특별한 스타벅스
다자이후엔 특별한 스타벅스가 존재한다. 독특한 목조 건물의 스타벅스는 규슈 지방에선 유일한 컨셉 스토어였다. 일본엔 14개의 컨셉 스토어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었다. 사람들로 늘 붐비는 이곳은 아름다운 목조 건물로 휴식에 휴식을 더하는 장소였다.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인 쿠마 겐코가 지은 것으로 건축 기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스타벅스기도 했다.
골목 끝 텐만구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골목 끝에는 목적지인 텐만구가 맞이해준다. 일본의 유명한 학자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학문의 신으로 모시는 사당. 일본 내에서는 매년 합격이나 학업 성취를 기원하는 참배객이 많이 모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사원 내에는 다양한 꽃이 피는데 특히, 매화인 '도비우메'가 다른 매화보다 먼저 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느 나라든 학업에 대한 성취욕은 존재하는 듯했다. 이곳 사원엔 소원을 비는 목조에 다들 합격 기원을 적어서 냈다. 간간이 한국어가 보이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또, 이곳엔 황소 동상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머리만 매끈매끈하다. 황소의 머리를 만지면 머리가 비상해진다는 신화가 있어 만지는데, 그런 걸 믿지 않는 나지만, 만지지 않으면 서운해 몇 번 문질러댔다.
이곳 사원의 하이라이트는 텐만구 지붕의 정원이었다. 지붕에 흘러내릴 듯한 모습이 사람을 홀리도록 아름다워 계속해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지붕에 정원을 만든다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웠던 텐만구. 신사에서 많은 사람이 참배를 드리는 모습과 평화로운 사원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풍경이었다.
텐만구에서 살짝만 벗어나도 고즈넉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다자이후. 후쿠오카는 딱히, 볼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이곳만큼은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장소였다. 낮은 건물,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자이후. 어쩌면 후쿠오카는 맛있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닌, 일본의 정서를 배우는 곳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평화로웠던 다자이후. 이곳은 후쿠오카를 여행한다면 기분 전환을 하기에 적확한 여행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