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는 처음이라

#1. 서울 같다구요? 신주쿠, 하라주쿠, 시부야

#1. Shinjuku, Harajuku, Shibuya

일본 > 도쿄도 > 시부야구

by 송지수 2019-04-15 조회 102 1

작년 이맘때 즈음 벚꽃 필 무렵에 오사카에 가서 너무도 만족스러운 벚꽃 구경을 하고 왔기에, 앞으로 매년 벚꽃철에 일본 여행을 하는 것이 목표 아닌 목표가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벚꽃철을 맞아 도쿄에 다녀왔는데, 일본 여행은 후쿠오카와 오사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런데 도쿄 여행은 다른 곳과는 달리 한 마디로 표현하면 조금 '어렵다' 는 느낌이 들었다.

 

후쿠오카나 오사카는 도쿄에 비해 도시의 규모가 크지 않고 관광지라고 할 만한 스팟이 딱딱 정해져 있어 초보 여행자도 큰 어려움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는 데 비해, 도쿄는 시내의 각 구(區) 들이 각각 특색있고 둘러보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서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조금 힘들고 여행을 떠나서도 조금 헤맬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도쿄는 처음이라' 시리즈에서는 도쿄를 처음 가 본 여행자로서 들었던 느낌과 팁들을 중심으로 독자분들이 도쿄 여행을 처음 떠날 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도쿄에 도착하고 제일 먼저 온 곳은 도쿄의 최대 번화가 중 하나, 신주쿠다. 신주쿠는 우리나라의 강남 지역처럼 계획에 의해 발전된 곳이다. 길이 일자로 쭉 나 있고 양 옆에 거대한 건물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정말 강남을 연상시키게 한다.

 

신주쿠 역을 지나가는 철도 노선도 정말 많아서, 처음 신주쿠역에 가면 출구 하나 제대로 찾지 못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도시를 여행하면서 길이나 출구를 찾는 데는 도가 튼 나인데도, 도저히 내가 나가야 하는 출구를 찾지 못해 그냥 아무데로나 나와서 역 밖에서 길을 찾아가야만 했다. 신주쿠 역은 3개의 철도 회사 (JR히가시니혼, 오다큐, 게이오) 가 각각 관리하는 구역이 있고 그 구역에서만 나갈 수 있는 출구가 존재한다. 그래서 사전에 내가 나가야 할 출구가 어느 방향 (동쪽, 서쪽, 남쪽) 에 있는 지 미리 확인하고 신주쿠 역에 다다르면 그 방향 표시만을 정신 차리고 쫓아가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또 신주쿠 역은 내부 구조가 정말 복잡한데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방향 표시가 중구난방으로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출구는 지상층으로 올라가야 이용할 수 있는데도 그런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길을 잘 모르겠다면 역 직원이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파칭코 광고판이 건물 외벽을 점령해 버렸다. 우리나라와는 문화가 정말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신주쿠에서 점심을 먹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그 가게가 하필 수리중이라, 다른 곳에서 대충 점심을 먹고 하라주쿠로 향했다.

 

 

 

신주쿠에서도 사람이 많다고 느꼈는데, 주말 낮의 하라주쿠에는 사람이 정말로 너무 많았다. 인파에 휩쓸려 다니는 기분이었다.

 

하라주쿠는 일본 젊은 층의 유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 곳에서 한 번 뜨는 게 있으면 도쿄 뿐 아니라 일본 전국으로 퍼져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만큼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수많은 브랜드가 하라주쿠에 모여 있고, 거리마다 특색있는 샵들이 가득하다. 인파 중에서도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거의 젊은 층이 많았다.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드는 건널목 뒤에 '토큐 플라자 오모테산도 하라주쿠'라는 세련된 건물이 있다. 하라주쿠의 대표적인 쇼핑 스팟인 이 곳은 각종 브랜드 샵과 디저트 가게들이 모여 있고, 6층으로 올라가면 예쁜 옥상정원을 만날 수도 있다.

 

 

 

바쁘게 다니는 차와 인파가 복잡해 하라주쿠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디자이너 샵이 즐비하다는 하라주쿠의 뒷골목 '캣 스트리트'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자 복작했던 분위기가 사그라들고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낡은 거리에 어울리는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분위기 있는 카페도 많이 있으니, 마음에 드는 곳에서 음료 한 잔 사 들고 거리를 산책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여담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널리 유행이 퍼진 '버블티'가 지금 일본에서 많이 핫한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버블티 브랜드 중 하나가 이 곳에도 입점해 있었는데, 가게 바깥까지 줄을 엄청나게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쇼핑의 거리지만 한 쪽에 보육원도 있을 만큼 시끌하고 번잡한 곳은 아니다.

 

 

 

 

이렇게 특색있는 건물도 만날 수 있고, 물건에 관심이 없어도 그저 가게가 너무 예뻐서 들어가보고 싶은 곳도 많다. 일본스러운 스트리트 감성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을 이 곳에서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본격적인 '캣 스트리트'의 시작점. 쭉 뻗어있는 길을 따라 여러 브랜드 샵들이 화려하게 자리잡고 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상점들에 불이 들어오자 거리가 한 층 운치가 있었다. 패션에 큰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라 이곳저곳 들어가서 구경하고 그러진 않았지만, 특별한 분위기 속에 잠깐의 산책 코스로는 괜찮은 곳이었다.

 

'캣 스트리트' 말고도 하라주쿠에는 오모테산도나 다케시타도리, 메이지도리 등 많은 길과 지역이 있고 곳곳마다 고유한 특색이 있다. 따라서 가 보기 전에 관심 있는 곳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구경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캣 스트리트의 반대편으로 나오면 자연스럽게 시부야 지역으로 오게 된다. 이 곳은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그 횡단보도'가 있는 곳이다.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지면 X자로 행인들이 교차하면서 지나가는 바로 그 곳 말이다. 그 교차하는 모습을 더욱 확실하게 보고 싶다면 사진에 보이는 스타벅스로 가서 창가 자리에 앉으면 된다고 하던데, 사람이 너무 많아 그것은 포기해야 했다.

 

시부야는 원래 신주쿠가 발전하기 이전부터 유명한 교통의 요지였지만 대형 백화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도쿄를 대표하는 상업지구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제는 각종 선술집이나 클럽, 상점 들이 엄청나게 많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살아있는 도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술집과 음식점, 가라오케의 네온사인이 번쩍번쩍 빛나는 밤의 시부야.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를 만큼 너무나도 활기찬 모습이었다. 낮에는 쇼핑가, 밤에는 클럽 문화의 중심지로 변하는 시부야 속에서 사람들 사이를 헤엄쳐 가며 그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고 몸에 에너지가 넘치는 기분이었다.

 

 

 

 

밤의 신주쿠도 시부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층 건물과 취객들, 화려한 간판들이 어지러이 즐비한 거리.

 

 

 

하지만 시부야와는 조금 달랐던 것은, 밤의 신주쿠는 젊음의 분위기보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한 잔 하러 많이들 모여드는 곳이라는 느낌이 더 큰 듯 했다. '가부키초' 라는 유흥가도 가까이 있어, 무언가 조금 더 가볍지 않은 느낌이 들고 여행자가 돌아다니기에 조금 무서운 분위기가 드는 곳도 있었다.

 

 

"거 도쿄나 서울이나 비슷비슷하지 않나? 뭐 하러 도쿄에 여행을 가?" 라고 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나도 여럿 만나 본 적이 있다. 분명히 서울과 도쿄는 밤문화가 발달한 메가시티라는 공통점이 있고, 신주쿠, 하라주쿠, 시부야에서 그런 분위기를 많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세 지역의 매력을 알고 나와 맞는 곳을 찾아간다면,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버리는 마법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 직장인들이 퇴근 후 꼬치구이와 함께 맥주를 들이키는 곳을 찾아가 보고 싶다면 밤의 신주쿠를 추천한다. 패션에 관심 있다면 하루 종일 하라주쿠에만 있어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시부야는 쇼핑, 음식, 밤문화 그 어떤 것을 원하든 언제나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나 실제로 서울과 비슷한 점도 많기 때문에, 나의 취향에 맞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되면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도 일정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곳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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